얼어붙은 소비심리 녹일까…업계, 실적 반등 기대
가을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대전 유통가가 일찌감치 겨울 채비에 나섰다. 지역 백화점들은 두꺼운 아우터와 방한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방한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선 계절을 앞서 준비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갑작스레 쌀쌀해진 날씨 탓에 외출복뿐 아니라 따뜻한 침구와 리빙 제품을 일찍 장만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갤러리아 타임월드, 롯데백화점 대전점, 대전신세계 Art&Science 등 주요 백화점도 두꺼운 아우터와 방한용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매장 분위기를 겨울로 전환했다. 일부 브랜드는 가을 상품 진열 기간을 단축하고 겨울 신상품 물량을 조기 투입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특히 중저가 구스다운, 패딩조끼, 플리스 제품 등 실속형 아우터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매장마다 주요 브랜드의 인기 색상과 사이즈가 빠르게 품절되고 일부는 재입고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백화점 의류매장 직원은 "지난주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고객 대부분이 겨울 상품을 먼저 찾는다"며 "패딩, 머플러, 부츠 같은 핵심 방한 아이템은 이미 인기 색상과 사이즈가 품절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 관계자는 "올해는 가을옷을 건너뛰고 겨울옷으로 바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특히 경량 패딩, 플리스 제품은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에서도 겨울 상품 수요 증가가 확인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주말(17-19일) 백화점·아웃렛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이상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모피 매출이 31.8% 급증했다.
계절 수요가 높은 침구류도 큰 폭으로 판매량이 상승했다. 롯데백화점과 아웃렛의 침구 상품군 매출이 15%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은 10.4%, 현대백화점은 약 30% 가까이 증가하며 겨울 준비 수요가 눈에 띄게 확대됐다.
예년보다 빠른 추위는 의류뿐 아니라 생활용 방한용품 매출도 끌어올리고 있다. 전기장판, 무릎담요, 히터 등 겨울가전 판매가 활기를 띠고 대형마트들은 겨울가전 행사를 예정보다 앞당겼다. 온라인몰에서는 '패딩', '핫팩' 검색량이 급증했고 일부 쇼핑몰에서는 경량 패딩과 숏패딩이 인기 급상승 상품에 올랐다.
업계는 이번 추위가 침체된 소비심리를 녹이는 '한파 특수'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예상보다 빠른 계절 변화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다시 열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겨울 이상고온으로 주춤했던 방한상품 판매가 올해는 이른 추위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늘었다"며 "날씨가 더 추워지면 모피와 방한 액세서리 등 고급 상품군 매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