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프로젝트] "'조용한 질환' 동맥경화증 예방이 중요"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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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좁아지고 딱딱해져 결국 혈전 등으로 막히는 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대표적 위험인자… 스트레스 피해야
치료, 식이·운동·약물요법 함께… 발병 막고 진행 억제 최선
게티이미지뱅크


동맥경화증은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혈관벽에 침착돼 혈관이 점차 좁아지고 탄력을 잃어 딱딱해지는 질환이다.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해 산소와 영양분이 말초 조직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장기간 지속되면 혈전이 형성돼 혈관을 더욱 좁히거나 막아버리며, 결국 주요 장기의 기능 장애를 초래한다.

처음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용한 질환'으로 불리지만, 관상동맥의 경우 혈관이 70% 이상 좁아지면 흉통, 압박감 등의 협심증 증상이 나타나고, 이보다 더 심해지면 심근으로 가는 혈류가 완전히 차단돼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동맥경화증의 원인과 위험 인자=동맥경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관 내막이 손상되면서 지방 성분이 침착되고 염증 반응이 반복되면서 병이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즉 작은 혈관 손상들이 오랜 시간 누적되면서 동맥경화가 서서히 만들어지는 것이다.

동맥경화증은 단일 요인보다는 여러 생활 습관과 대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대표적인 위험 인자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연령 증가가 있다. 이 외에도 운동 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 스트레스, 불균형한 식습관 등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고혈압은 혈관벽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내막을 손상시키고, 당뇨병은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을 저하시켜 혈전이 쉽게 생기도록 만든다. 고지혈증은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져 지방이 혈관벽에 침착되는 주요 원인이 되며, 흡연은 혈관 수축과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동맥경화의 진행을 가속화시킨다. 이러한 위험 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조절하면 동맥경화증의 발병 가능성을 크게 줄이거나, 이미 생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 동맥경화증의 증상과 진행=동맥경화증은 어느 부위의 혈관이 막히느냐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대동맥, 뇌혈관, 관상동맥, 신장혈관 등 주요 장기에 발생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문제는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환자가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이나 가벼운 흉통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혈류가 70% 이상 막히면 협심증이 나타나고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발전한다. 뇌혈관이 막히면 말이 어눌해지거나 신체 한쪽이 마비되는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하지동맥이 막히면 걷다가 다리가 아파 쉬어야 하는 간헐적 파행증이 나타나고, 심하면 괴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동맥경화증은 어느 부위의 혈관이 침범되었는지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심장의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흉통, 조이는 듯한 통증,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고, 뇌혈관이 막히면 언어장애, 시야장애, 의식 저하, 감각 이상 등의 신경 증상이 동반된다. 말초혈관이 막히면 피부가 차가워지고 창백해지며,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작은 혈관부터 동맥경화가 시작돼 망막, 신장, 말초신경 등에도 손상을 일으킨다.

◇합병증과 위험성=동맥경화증은 전신의 혈관에서 일어나며, 침범된 장기에 따라 합병증이 다양하다. 심장의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져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고, 뇌혈관이 막히면 반신불수, 언어장애, 의식 상실 등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긴다. 하지동맥이 막히면 혈류가 차단돼 괴사가 생기며, 심한 경우 절단이 필요한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

급사하는 대부분의 사례는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급성 심근경색증 때문이다. 이는 혈관이 서서히 좁아지다 어느 순간 죽상반이 터지고 혈전이 형성돼 순식간에 혈류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건양대병원 제공


◇ 동맥경화증의 예방과 치료=동맥경화는 오랜 세월에 걸친 생활 습관과 신체 조건의 결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한 번 생기면 원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 따라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한 한 모든 위험 요인을 제거하거나 줄이는 것이 발병을 막고 진행을 억제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식습관은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섬유질,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식과 야식을 피하고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운동은 주 3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빠른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흡연은 동맥경화를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기저 질환은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돕고,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미 좁아진 혈관을 완전히 되돌리지는 못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내과 전문의와 상담 후 필요에 따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 복용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동맥경화뿐 아니라 심뇌혈관 질환 전체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도움말=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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