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캄보디아

김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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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캄보디아 하면 떠오르는 게 앙코르와트와 킬링필드이다. 북서부 시엠립주의 앙코르와트는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세계적 문화유산이다. 옛 크메르 제국의 우수한 건축술을 보여주는 유적으로 1990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킬링필드는 1975-79년 폴 포트가 이끄는 크메르 루즈가 극단적인 농업국가를 건설한다며 자국민 150만-300만 명을 학살한 사건을 가리킨다.

캄보디아의 근현대사는 굴곡으로 점철돼왔다. 1세기부터 비옥한 메콩델타에서 터를 잡고 평화로운 삶을 누렸으나, 15세기 이래 태국과 베트남의 지배 아래 왕국의 명맥만 유지해왔다. 1863년 자진하여 프랑스 보호령으로 편입됐고, 2차대전 종전 후 국권을 되찾아 독립국이 됐다. 그 뒤로 1970년 론놀의 쿠데타, 크메르 루즈 집권, 베트남 군대 침공, 헹삼린 집권, 유엔 평화유지군 주둔과 UN 주관 총선거 실시 등 숱한 우여곡절을 거쳤다. 지금도 정국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캄보디아에 납치됐던 우리 대학생이 고문으로 사망,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에서 가족과 지인이 캄보디아에 감금됐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범죄조직에게 붙잡혀 보이스피싱 등 사기행위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신고 건수가 지난해 220건, 올해는 8월까지 330건에 이른다. 서남부 시아누크빌과 베트남·태국의 국경도시는 물론 수도인 프놈펜에서도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캄보디아 깜폿 지방검찰청이 한국인 대학생 고문 사망 사건과 관련 30-40대 중국인 3명을 체포, 살인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정부는 범죄를 근절할 의지도 역량도 없어 보인다. 되려 부패한 현지 경찰이나 군, 공무원까지 사기범죄에 가담하는 상황이다. 중국 등에서 범죄자금이 들어오고, 전국에 50여 개의 사기산업 단지가 있다고 한다. '범죄경제'의 수익이 연간 12조원으로 캄보디아 GDP의 절반에 이를 정도이다. 사기와 인신매매, 강제노동 등의 범죄가 기업화, 산업화, 국제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신속하고 확실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국민의 생명 보호는 국가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책무이다. 납치 신고에 빠르고 철저하게 대응하는 것은 물론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국제공조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캄보디아 및 태국과 베트남 국경 등 범죄 다발 지역은 가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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