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프로젝트] "유방암, 조기발견하면 90% 이상 완치 기대"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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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유방 조직에서 주로 생기는 악성종양
여성 발병율 압도적 높지만 남성도 드물게 있어
조기 발견 가장 중요… 자가검진·정기검진 생활화
게티이미지뱅크


50대 주부 이 모 씨는 몇 달 전부터 왼쪽 가슴에서 작고 단단한 멍울이 만져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지방종이거나 일시적인 염증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불안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유방암이었다.

이 씨는 다행히 초기 단계였기에 유방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유방보존술을 받았다. 이후 수술 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한 끝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율이 매우 높은 암이다. 한국 여성에게서 갑상선암 다음으로 흔히 발생하는 암이 바로 유방암으로, 전체 암 발생 순위에서도 네 번째에 이를 만큼 흔하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걱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방암의 원인과 위험 요인=유방암은 유방 조직, 특히 모유가 지나가는 유관(乳管)과 모유를 만드는 소엽(小葉)에서 주로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여성에게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에게도 드물게 발병한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위험 인자가 알려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유전적 요인이다. BRCA1,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장기 노출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른 초경(만 12세 이전)이나 늦은 폐경(만 55세 이후), 늦은 나이의 첫 출산, 출산 경험이 없거나 모유 수유 경험이 없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고지방·고열량 식습관, 비만, 음주, 흡연, 환경호르몬 노출 같은 생활습관적 요인도 유방암의 위험을 높인다.

◇증상과 진단=유방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유방에 만져지는 멍울이다. 그러나 모든 멍울이 암은 아니며, 대부분은 양성종양인 경우가 많아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이 밖에도 유두에서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피부가 붉게 변색되고, 유두가 함몰되거나 습진이 반복되는 경우, 겨드랑이에 덩어리가 잡히는 경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만 4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유방촬영술을 받을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유방초음파, MRI, CT 등의 정밀검사가 추가된다.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

◇치료 방법=유방암 치료는 병기(stage), 호르몬 수용체 상태, 환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1-2기 초기 유방암은 수술이 기본 치료로, 유방전절제술(전체 제거)과 유방보존수술 중 선택한다. 이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표적치료 등을 병행한다. 3기 이상의 진행성 유방암은 항암치료로 종양을 줄인 뒤 수술을 시행하고, 필요 시 방사선치료를 추가한다.

과거에는 암의 크기가 작더라도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능한 한 유방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절제 범위를 최소화하면서도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재발률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절제술이 불가피한 경우라도 수술 전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보존수술을 시도할 수 있다. 또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유방재건술을 통해 외형을 복원할 수 있는데, 이는 신체적 회복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수술법의 발전과 로봇수술=최근에는 유방암 수술에도 첨단 로봇수술 시스템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건양대병원을 비롯한 여러 선진 의료기관에서는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을 활용해 보다 정교하고 정밀한 수술을 시행한다.

로봇수술은 고해상도 3차원 영상을 통해 미세한 혈관과 조직을 세밀하게 확인하며 기존보다 훨씬 작은 절개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로봇팔을 의사가 직접 조작해 수술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고, 불필요한 조직 손상이 적으며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특히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나 유방재건 과정에서 로봇을 활용하면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미용적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러한 장점은 젊은 여성이나 외모 노출이 많은 직업을 가진 환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늘날 유방암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암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신체·정신적 회복과 삶의 질 향상까지 확장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윤대성 건양대병원 외과 교수


◇예방과 관리=무엇보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자가검진을 생활화하고 정기 검진을 빠짐 없이 받는 것이 완치율을 높이는 길이다.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음주와 흡연 절제 같은 생활습관 관리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암이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유방보존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호르몬치료, 나아가 로봇수술까지 환자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제 유방암은 더 이상 두려운 질환이 아니라, 정기검진과 올바른 치료만 받는다면 극복할 수 있는 질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도움말=윤대성 건양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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