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프랜차이즈산업이 싹 튼 것은 1970-80년대였다. 1979년 맥도날드, 1980년에는 롯데리아가 시장에 진출했다. 프랜차이즈는 산업화 도시화와 밀접하다. 농경시대에서 산업화시대로 옮아가면서 가정이 아닌 직장 근처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세상이 됐다. 동네음식점에서 국밥이나 분식 자장면을 팔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번듯한 인테리어를 한 점포에서 저렴하고 빠르게 음식을 내놓은 프랜차이즈가 등장한 것이다.
요즘은 프랜차이즈 시대이다. 동네마다 온갖 프랜차이즈 가게가 넘쳐난다. 햄버거에 김밥 피자 치킨 분식 라면 짬뽕 아이스크림 제과 등 메뉴도 매우 다양하다. 업종도 먹거리에서 편의점 화장품 이미용실 세탁소 안경 문구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
2023년 말 전국의 프랜차이즈 가맹점포는 30만 개, 종사자 101만 명, 매출액은 109조 원이나 됐다. 편의점이 5만4823개로 가장 많고 한식업, 커피 및 비알콜음료, 치킨이 그 다음이라고 한다. 소자본으로 별다른 기술이나 노하우 없이 쉽게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너도 나도 뛰어드는 것이다.
양적 팽창만큼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동네마다 편의점과 까페가 넘쳐난다. 같은 브랜드로 바로 옆에 점포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본사가 제살깎기 경쟁을 강요하는 것이다. 과도한 가맹비와 로열티, 물품 강매와 잦은 인테리어 교체, 광고비 전가 등도 문제점으로 손꼽힌다.
서울 관악구에서 프랜차이즈 피자가게 주인이 흉기를 휘둘러 3명이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본사 임원 1명과, 인테리어 업자 2명이 해를 입었다. 아직 배경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2년이 지난 인테리어의 수리를 싸고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어렵다. 치열한 경쟁과 치솟는 재료·인건·배달비에 문을 닫는 게 부지기수이다. 인구가 줄고 소비도 급감하는 시대 자영업자계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당국이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돈은 본사만 벌고 모든 리스크는 가맹점에게 지우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 프랜차이즈 점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정을 꾸려가는 생활인임을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