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넘어섰습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시장을 지지하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과 미국 9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주목해야 합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0월 10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61.39포인트(1.73%) 상승한 3610.60에 마감했습니다.
외국인 홀로 949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3632억원, 6341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주식·금·비트코인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국면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증시를 강하게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랠리는 과거 제로금리 정책기나 코로나19 직후와 달리, 실제 금리 인하가 단행되기 전에 시장이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발생한 것이 특징"이라며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단기 조정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연준이 결국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장기 상승 흐름은 유효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도 작지 않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15일은 미국 공무원의 급여 지급일로, 이 시점을 넘기면 소비·고용 등 경기 전반에 심리적 충격이 커질 수 있다"며 "셧다운 여파로 CPI(15일), PPI·소매판매(16일) 등 주요 경제지표가 10월 FOMC 이전에 발표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는 14일에는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최근 오픈AI가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하고 AMD와 AI 칩 관련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여온 만큼, 삼성전자의 가이던스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더 커진 상황입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지만, 실적 추정치도 동시에 상향되고 있어 단기적인 부담보다는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젠슨 황이 언급한 'AI 컴퓨팅 수요 확대'는 다양한 산업에서 AI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구조적 수요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현 지수대에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1배 수준까지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기대와 정책 모멘텀이 지수를 밀어올리고 있지만, 추격 매수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둬야 할 시점"이라며 "AI 버블 논란,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불거질 때마다 증시 변동성은 확대되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반도체 쏠림 현상으로 지수가 레벨업된 만큼 실적 대비 저평가된 디스플레이·미디어·교육·에너지·철강 등 업종에 대한 순환매 대응이 유효하다"며 "반도체, 상사·자본재, 2차전지 업종은 단기 조정을 활용한 비중 확대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 및 이벤트 일정
▲13일 = 한국 10월 1~10일 수출 / 중국 수출 및 수입
▲14일 = 미국 9월 NFIB 소기업지수
▲15일 = 미국 10월 뉴욕 연은 제조업지수, 9월 소비자물가지수 / 중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
▲16일 = 미국 9월 소매판매, 생산자물가지수, 10월 필라델피아 연은 경기전망, 10월 NAHB 주택시장지수 / 일본 8월 핵심기계수주
▲17일 = 한국 9월 실업률 / 미국 9월 주택착공건수, 주택건축허가건수, 산업생산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