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9)는 임진왜란 당시 충청도를 지켰던 영규 대사와 의병, 승병들이 금산전투에서 순절한 날입니다.
당시 조선을 유린했던 왜장들의 후손들이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제향식에 참석해 참회했습니다.
433년 만에 이뤄진 사죄 현장, 김민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임진왜란 금산전투에서 순절한 1500명의 넋을 기리며 차를 공양하고,
진혼무가 이어집니다.
왜란에서 충청도를 지킨 승병장 영규 대사와 조헌 의병장, 의승군들을 추모하는 제향식.
이 자리에는 임진왜란 당시 충청도를 짓밟았던 두 왜장의 후손들이 참석해 선조의 만행을 사죄했습니다.
<인터뷰> 히사 타케소마 / 임진왜란 왜장 후손
"임진왜란을 공부하며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던 사실을 알게 됐는데 살아가는 건 우리 세대니까 앞으로 한국하고 일본의 미래를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대한 광복 80주년 기념 및 한일 평화의 날 행사'가 오늘(10) 임진왜란 의승군의 훈련소였던 옥천 가산사에서 열렸습니다.
왜장의 후손들은 사죄의 증표를 남겼고,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관군의 후손들은 그 사과를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현장녹취> 서재덕 / 서예원 진주 목사 후손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기 때문에 조상님을 생각해서는 이 화해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지만 후손을 위해서 우리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각오로 (사과를 받아들였습니다.)"
<인터뷰> 호사카 유지 / 세종대학교 교수
"이 행사가 굉장히 의미가 있고, 앞으로의 한일 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멀고도 가까운 이웃,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바람도 이어졌습니다.
<현장녹취> 권오을 / 국가보훈부 장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이웃과 좀 친하게, 가깝게 지내자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자존감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가의 힘이 있어야 되지 않겠나…"
433년 만의 진심어린 참회.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 평화와 공존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 준 현장이었습니다.
CJB 김민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