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 최고의 집들이...만한전석이 부럽지 않았다<일상이 뉴스다!>

홍우표 기자
입력
수정 2025.08.18. 오후 5:36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집들이 음식

<일상이 뉴스다!>

어릴 적 ‘집들이’ 손님이 오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일단 이사를 가고 ‘집들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축제 분위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망해서 이사 간 집이 집들이를 하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어머니가 손님들에게 내놓던 음식 가운데 불낙전골이 무척이나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엇보다 집들이를 파하고 집에 돌아가는 손님들이 우리 형제들 어린손에 쥐여주던 ‘그 돈 몇 푼’도 감미로왔습니다.

최근 어느 집 집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집들이를 하는 경우도 많이 줄었고 하더라도 대개 음식은 시켜 먹습니다.

그런데 이집 주인, ‘모든 음식을 직접 요리하겠다’며 기염을 토했습니다.

사실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불고기나 만들어 놨겠지....’

그런데 깜짝 놀랄만한 식탁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만한전석(중국 청나라 연회요리) 부럽지 않은 요리들....

물총 오징어찜과 전복


내장이 들어있는 오징어 찜!(싱싱해야 하기에 저는 울릉도에서 한 번 먹어 봤습니다)

특주한 육회


정육점에 사전에 주문해 갓 받아 무쳤다는 ‘육회’

굴전, 연어초밥, 유부초밥, 차돌박이 찜....

굴전과 부침개


‘이거 실화야?’

더욱이 세 시간 만에 이 많은 음식을 ‘뚝딱’ 마련한 그 손놀림이 신기에 가까웠습니다.

정성이 깃든 데다 맛까지 좋은 음식.

손님을 귀하게 여기는 집주인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

게다가 식탁에 같이 앉은, 잘 키운 그 집 딸의 친절까지...

같이 집들이를 간 사람들의 칭찬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의 유쾌한 집들이가 펼쳐지고, 밤이 깊어 아쉬운 자리를 파했습니다.

이튿날, 그 집 주인이 감사의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우리 딸이 엄마 따라가본 모임 가운데 (어제 자리가) 최고였다’라고 했다며....

도리어 우리가 고마웠는데....

좋은 사람과의 자리는 이렇게 참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이렇게 그날은 제 인생 최고의 집들이 기억으로 남게 됐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