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정장을 갖춰 입은 관객들,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운 공연장, 그리고 박수 타이밍마저 엄격하게 지켜야 할 것 같은 분위기. 클래식은 어쩐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예술입니다.
하지만 충북에는 이런 고정관념을 가볍게 비껴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클래식에 국악과 무용, 연극까지 끌어들이고, 관객에게 ‘오늘은 어떤 음악을 고르시겠어요?’ 하고 묻는 이들.
공연장은 더 이상 조용히 감상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클래식이라는 언어로 소통하는 놀이터가 됩니다.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을 모토로 충북 곳곳을 누비며 자신들만의 보법으로 걷는 ‘팀 키아프(CYAF)’입니다.
이번엔 그들의 실험적인 행보를 따라가 봤습니다. 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사람들, 클래식을 일상으로 끌어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팀 키아프의 대표이자 첼리스트 고영철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Q. 충북에서 좀 색다른 클래식 공연을 하는 팀 하면 여지 없이 ‘키아프’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창단한 지 올해로 벌써 10년이 되었다고요.
네, 저희가 창단한 게 2015년이니까요. 처음에는 충북문화재단의 청년 예술가로 선정된 예술가들이 모여서 ‘충북 지역에서 뭔가 새로운 시도를 좀 해보자’ 그런 취지로 단체를 만들게 됐고요. 처음에는 6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한 10명이 같이 활동하고 있어요.
특히 올해 저희가 충청북도로부터 전문 예술 단체로 지정이 됐어요. 그래서 더 활발한 활동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Q. ‘팀 키아프’의 특기이자 장기죠. 클래식 음악과 다양한 예술 장르를 접목하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네, 베이스는 클래식이지만, 다른 장르와 협업하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요. 실제로 팀에 국악을 하는 분도 있고요.
‘클래식은 조금 딱딱하다’ 그런 생각들이 많아 있잖아요.
그래서 연극이나 국악 또는 영상 같은 다른 예술과 융합을 시켜서 관객이 클래식을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그냥 좀 즐기면 되는 공연, 쉬운 클래식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서 자꾸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같아요.
Q. 10년째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관객들의 반응에 변화를 느끼시는지요?
클래식 공연은 사실 환호성 같은 걸 받기가 사실 어려워요.
근데 저희가 최근 ‘웹툰클래식’ 이라는 걸 했는데 진짜 무슨 아이돌 콘서트에 온 것처럼 큰 환호성을 받으면서 공연을 했거든요.
그래서 클래식도 이렇게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고, 또 어린 관객에게도 충분히 어필이 가능하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Q. ‘웹툰클래식’ 상상이 잘 안 가는데요?
저희가 웹툰을 제작을 했는데, 한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시놉시스는 제가 쓰고, 대본 작업은 작가님과 대본이 나온 다음에는 웹툰 작가님과 협업을 또 진행했죠.
공연에서 웹툰을 상영하느데, 캐릭터가 두 명이 나와요. 바이올린하고 플릇하는 음악가 친구들이에요. 이 두 캐릭터가 무대에서 연주 대결을 펼치는 구도고요.
성우 분들을 직접 무대 위에 올려서 웹툰을 배경으로 목소리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연주는 실제로 진행이 되는 거죠.
Q. 오는 주말에 진행되는 공연도 ‘팀 키아프’만의 실험정신이 묻어납니다. ‘팝콘클래식’ 어떤 공연인가요?
이번 콘서트에는 저희가 ‘영화처럼 고르고 즐기는 클래식’이라는 부제를 달았는데요.
영화관처럼 정해진 시간표 속에서 이제 관객분들이 원하는 음악을 골라 듣는 형식이에요.
예를 들어서 2시에는 정통 클래식, 2시 반에는 영화 OST, 3시에는 탱고 이런 식으로 짧은 20분짜리 클래식 미니 콘서트를 저희가 6타임 연속으로 운영을 하거든요. 3시간 동안.
그래서 관객들은 시간 부담 없이 그냥 나에게 맞는 클래식만 골라서 듣는 그런 좀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에요.
Q. 공연 관람을 원하는 분들은 예약을 해야 하는 건가요?
예약을 하실 수는 있지만, 저희가 정한 콘셉트는 꼭 예약을 하지 않더라도 그냥 일상 속에서 쇼핑을 하다가 아니면 맛있는 걸 먹고 지나가다가 자연스럽게 잠깐 클래식 공연 볼까 하는 마음으로 올 수 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했고요.
그래서 일부러 접근성이 좋은 성안길 중심가에 공연장을 준비했고, 사람들이 많은 시간대에 공연이 진행됩니다.
Q.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형태의 공연이 될 것 같은데요. 앞으로 또 팀 키아프가 나아갈 방향, 목표가 있으면 말씀 해주시죠.
네, 저희는 늘 클래식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하게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저희는 세대를 넘나드는 콘텐츠, 어린 학생부터 나이 지긋하신 분들까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클래식 문화를 만드는 게 목표에요.
이번에 선보이는 ‘팝콘클래식’ 같은 경우는 이틀 동안 3시간씩 공연을 해야 되기 때문에 사실 공연자한테 무리가 가는 공연이지만, 약간 마라톤 한다는 느낌으로 시도를 해봤어요.
올해 가장 기대되는 작품을 꼽으면 상반기에는 ‘팝콘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고요,
하반기에는 마술하고 클래식이 결합된 음악극을 준비하고 있는데 많이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