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R] ‘버섯박사가 된 새댁’...향긋한 속리산 가을 한 상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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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에는 오랜 세월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음식점이 참 많습니다.

충북 곳곳에 있는 맛집을 찾아 맛있는 이야기를 소리로 담아봤습니다.

보은군 속리산 자락에 자리한 ‘맛집’은 가을철 특별한 산의 선물을 선보입니다.

속리산에서 채취해 온 야생버섯은 깊은 풍미를 자랑하고,

더덕은 특유의 향긋함과 쫀득한 식감으로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죠.

특히 버섯전골과 더덕구이는 속리산을 찾는 등산객들 사이에서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에 기본 반찬이 10여 가지가 더해져 속리산의 가을 한 상이 차려집니다.

주인장은 대물림된 비법을 지켜가며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합니다.

1대 시어머니의 뒤를 이어 며느리가 맛을 낸 지 30여 년, 3대를 이을 아들은 “아들이 하더니 맛이 변했네” 그 말이 제일 무서워 열심히 일을 배워나가는 중입니다.

그 세월 동안 속리산 자락으로 시집 온 새댁은 버섯박사가 다 됐습니다.

“오이꽃버섯, 밤버섯, 싸리버섯... 싸리버섯은 꼭 한 번 데쳐서 드셔야 해요. 보관을 하려면 소금으로 염장해서 1년을 나야하고요.”

속리산 유격대장으로 6.25때 법주사 지킴이셨다는 시아버지는 산을 구석구석 잘 아셨다고 하는데요.

가을 아침, 산에 오르면 비료 포대 가득 버섯을 채취해오셨고, 종류도 가지각색인 버섯을 손질하는 법부터 요리하고, 저장하는 법까지 그때 다 배웠답니다.

물론 산이 내어준 좋은 재료가 있다고 다 맛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2대 주인장은 “사람들이 엄마 음식 찾는 게 정성이 들어가서 아니겠냐”며 음식을 자식 키우듯 정성을 다해야 제 맛이 난다고 귀띔합니다.

손수 고추장을 담그려니, 고추 농사까지 짓는다는 맛집, 아들이 무서울 만도 한데요.

어머니는 아들 들으라는 듯 “기본에 충실하면 적어도 실패는 하지 않는다”며 “자급자족은 제철 음식을 내기 위해서도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덧붙입니다.

주인장의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다는 건 속리산이 내어준 가을의 맛을 보면 느낄 수 있을 터.

가을 산행 후 따뜻한 버섯전골 한 그릇으로 천고마비의 계절을 만끽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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