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보다 좁고 숨 막히는 해군 잠수함…승조원 이탈 '심각

최경진 기자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연간 80~100명 양성 불구
최근 3년간 241명 전역
황희 의원 "특단 대책 시급"
▲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해군 제공]
해군의 핵심 전력인 잠수함 승조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이탈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파격적인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잠수함 승조원의 전역 및 자격 해제 인원은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 90명, 2023년 71명, 2024년 80명 등 최근 3년간 총 241명이 전역(조기전역 및 승조자격 해제)해 연 80~100명가량인 양성 인원을 고려하면 상당히 우려되는 수치다.

이 같은 인력 유출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미흡한 보상 체계로 인한 '복무 염증'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잠수함 승조원들은 한 차례 작전 임무 때 약 3~4주 동안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밀폐된 공간에서 수백 미터 수중의 위험 속에 장기간 긴장 상태로 임무를 수행한다.

일과는 당직 8시간, 훈련 및 정비 4시간 등 하루 평균 12시간에 달하며 휴식 시간에도 좁고 개방된 생활 공간 탓에 사생활이 거의 보장되지 않는다.

위생 환경 또한 심각하다. 좌변기 1개를 15~25명이 함께 사용해야 하며 1인당 거주 면적은 손원일급 잠수함이 1.2평, 장보고급은 1.1평으로 교도소 독방 최소 설계기준(1.63평·법무시설기준규칙)보다도 열악하다.

침대가 부족해 승조원 3명이 2개의 침대를 번갈아 사용하는 '핫 번킹(Hot Bunking)'이 일반화돼 있다. 실내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기의 8.3배, 일산화질소는 2.9배에 달해 만성피로와 두통을 호소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연세대가 2019년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잠수함 승조원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수상함 승조원보다 전반적으로 높게 측정돼 정신건강의 열악함이 증명되기도 했다.

황희 의원은 "잠수함 승조원은 해군의 필수 전략자산이자 핵심 인력으로 1인당 연간 수천만 원의 교육비를 투입해 양성하는 전문 인력"이라며 "장려수당을 대폭 확대하고 근무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