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주도 산림녹화기록물 체계적 관리·정책연구 필요"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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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한국과학기술단체 강원지역연합회·춘천시·강원대 산림과학연구소 공동 주최
2025 산림녹화 유네스코 등재기념 포럼
▲ 20일 강원대 미래도서관에서 열린 2025 산림녹화 유네스코 등재기념 포럼에서 김남훈 한국과학기술단체 강원지역연합회장과 경민현 강원도민일보 사장, 육동한 춘천시장, 윤영균 한국산림정책연구원장, 이승환 강원대 산림과학연구소장 등 참석자들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방도겸 기자
강원이 중심이 된 산림녹화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기록유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박물관을 강원도에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복지조림숲인 대룡산을 유네스코 기록유산 1호 숲으로 지정, 외국처럼 관광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원도민일보·한국과학기술단체 강원지역연합회·춘천시·강원대 산림과학연구소 공동 주최로 지난 20일 강원대 미래도서관에서 열린 '2025 산림녹화 유네스코 등재기념 포럼' 내용을 싣는다.

주제발표1 산림녹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의의
"민관 협력 거버넌스 구축 성공 모델 증명"
이경준 한국산림녹화 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장
산림녹화의 성공 비결은 '민관 협력 거버넌스 구축'이다. 정부가 주관한 사업이지만 나무를 심은 것은 국민이다. 행정학자들이 주장하는 거버넌스의 개념이 우리나라 산림녹화에서 최초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1950년대 황폐화된 산림은 사막화 수준이었다. 이에 정부는 산림보호법과 사방사업법 등을 제정하고, 1967년 산림청을 신설해 산림 녹화사업을 추진했다. 정부는 묘목·비료·자재를 지원했고 나무를 심을 때마다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이를 '민초조림'이라고 부른다. 새마을운동의 자조 협동 정신이 싹트고 있었던 산림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무를 심고 보호했다. 결국 20년 계획이 15년 만에 완성됐다. 전국이 황폐한 상태에서 반세기 만에 녹화를 이룬 것은 인류 역사상 최초다. 세계 어디에도 없다. 정부 주도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도 정부와 국민이 함께하면 어느 나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보편적인 모델이라는 게 증명된 것이다. 산림녹화 유네스코 등재는 우리나라가 지구온난화 시대 모범적인 국가로 공인 받은 것일뿐 아니라 북한과 해외 산림녹화 사업 수주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게 된 데 의의가 있다.

주제발표2 산림녹화 유네스코 등재와 강원도 산림의 미래
"강원 희귀 기록 유산 소유…해외 사업 수주 기회"
안중걸 산림녹화 유네스코 추진위원
산림녹화 기록물 등재에는 강원도의 힘이 컸다. 산림녹화 기록물 9619건 중 강원도에서 발굴한 사료만 2700건으로 28%다. 라면박스로 9개 분량이다. 내용 면에서도 진정성, 희귀성, 역사적 중요성, 완전성 등 4가지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강원도는 박종성 지사 때 화전정리 사업을 독자적으로 시행해 타 시도보다 9년을 앞당겨서 했다. 화전정리에 관한 법률을 처음 만든 곳도 강원도다. 1974년 범도민 식수 운동을 선도하기 위해 시행된 도청 공무원 복지조림 사업 관련 기록물은 강원도만이 소유한 희귀한 기록 유산이다. 앞으로 강원도는 지구 사막화 시대 앞장서는 수범도로 공인받고, 위기에 처한 지구 살리기 운동을 주도해야 한다. 또 강원 산림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려 산림녹화 기술의 해외전수와 해외 산림녹화 사업을 수주하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강원도의 양묘, 사방, 조림사업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지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추진한 금강산지구 산림병해충 방제사업의 성공사례를 토대로 남북 강원도 간의 산림녹화 협력사업을 재개해 산림평화 구현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주제발표3 녹색 휴머니즘을 담은 춘천의 미래
"대룡산 명소화 전략 인류 생태 문명 메카로"
김경남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980년대 이뤄낸 귀중한 유산을 젊은 세대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한국 산림녹화를 '녹색 휴머니즘'을 키워드로 한 '녹색유산'이라 정의하고 싶다. 휴머니즘은 우리가 매일 느끼고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이고, 산림이니 앞에 녹색을 붙였다. 임업은 순수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보니 생각, 철학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지속가능하기 어렵다. 대룡산은 우리나라 최초 복지조림숲이라는 상징과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일본 아라시야마, 홋카이도 닝그르 테라스, 독일 동화가도처럼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명소화 전략이 필요하다. 브랜드 스토리나 정령 캐릭터 개발 등을 떠올릴 수 있다. 다만 녹색 휴머니즘을 담은 숲의 지속적 생산을 위해서는 산림청의 '국가산림문화자원'으로 지정돼야 한다. 유네스코기록유산 1호 숲 산림복지조림지다. 대한민국 산림녹화는 세계에서도 유일하고 희귀한 케이스다. 그 자체가 '녹색 휴머니즘'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숲(대룡산)에 사람이 오갈 수 있는 장치만 마련된다면 녹색 유산을 지닌 춘천은 대한민국을 넘어 인류 생태 문명의 메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합토론 "강원 산림 역사적 가치 알릴 특화 기념관 조성해야"기록물 9619건 데이터베이스 작업화 과제
도·시 협력 대룡산 국가산림문화자산 추진
춘천 숲 조성 등 랜드마크 지역경제 견인 역할
국가 차원 역사적 기록물 보존·박물관 기증을
K-forest 지속 가능 산림경영 국가 인증 강조

 
▲ 최정기
◇좌장 △최정기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강원과총 부회장)◇토론 △한성주 강원대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 △박광서 북부지방산림청 산림경영과장 △채병문 강원도 산림정책과장 △김준기 영월군 산림조합장

<무순>

△한성주= "강원도가 산림녹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주도한 만큼 후속 사업을 위해 강원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제강점기 이전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산림정책에 대한 역사적 측면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조선에서는 나무 베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봉산 정책을 실시했다. 경국대전에는 나무 식재, 생산 나무 수까지 자세히 기록하는 법령이 규정돼있다. 한국이 산업화 과정에서 산림녹화를 통해 자연환경을 지킨 개발도상국의 성공사례라는 것을 향후 더 부각하고, 전국을 선도한 강원도의 산림정책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9619건의 기록물을 데이터베이스 작업화해서 공개해야 한다. 민간 소장 기록물을 지속 수집하고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도 별도의 전시관, 박물관도 필요하다. 2026년 국립세종수목원에 국토녹화 기념관이 건립된다고 하는데, 강원도가 등재에 지대한 노력을 했고 가장 많은 자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 강원도가 중심이 돼야 한다. 강원도만의 특화된 기념관이 필요하다."

△박광서= "춘천 대룡산 복지조림지를 유네스코기록유산 1호 숲으로,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춘천시에서 협의가 됐다는 확신만 준다면 저희는 바로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하자는 의견을 내도록 하겠다. 강원대학교와 춘천시, 북부지방산림청이 공동산림사업 또는 협력 사업을 한다면 예산, 인력 등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으니 이를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산림청의 기본 산림 계획에 따라 지방청도 지역 산림 계획을 세워 차근히 진행해나가려고 한다. 도, 시와 서로 최대한 협조해나가면 좋겠다."

△채병문= "강원도에서 생산한 기록물이 1173건쯤 된다. 그 중 402건을 찾아 도 기록관으로 이관했다. 앞으로 남은 771건도 이관해서 잘 보존할 계획이다. 산림녹화기록물은 20번째 등록된 세계기록유산이다. 국내외적인 관심이 집중될 뿐 아니라 국가의 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는 점에서 기록 유산의 보존과 활용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강원도가 시행한 화전정리사업, 강원도청 공무원 복지조림은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고 있다. 특히 춘천에 있는 복지조림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강원도에서만 시행한 사업으로 역사적, 문화적 관광 자원으로 가치가 높다. 산림청, 춘천시, 학계와 함께 유네스코기록유산 숲 조성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명품 숲으로 발전시켜 강원자치도, 춘천시의 랜드마크로서 지역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김준기= "산림 공무원 39년, 산림조합장 12년 근무하며 51년 산림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산에 대한 애착, 오랜 근무 경험 등으로 산림 관련 자료를 용이하게 수집할 수 있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기록물은 영월군 조림 홍보 포스터, 산림계장 선거 회의록, 임야 세부측량 복구공사 조서, 산림행정 종합 지침 교재, 표창장 등이 있다. 26년 전 산림공무원을 하며 1년에 한 권씩 쓴 업무일지도 있다. 30여권 이상 갖고 있는데 이 중 3권이 지정됐다. 53년 전 마을 산림계에서 작성한 야초장도 있다. 이처럼 당시 하나둘씩 모아둔 자료들이 역사적인 유네스코 자료가 됐다. 산림녹화 유네스코 등재 기록물은 역사적 가치로 볼 때 지속적인 보존이 필요하다. 개인이 보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가에서 박물관의 전시 보관이 필요하다고 인증될 시 기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최정기= "산림녹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로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한 산림녹화 성공 국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게 됐다. 이제 이 산림녹화 유산으로 대한민국은 K-forest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현정 기자 hj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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