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여건 문제 상당수 귀국 요원
한국정착 지원 등 예우 강화 촉구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외국의 차관이 절실했던 우리 정부가 1963년 12월부터 독일로 파견한 파독광부·간호사 50여명이 14일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파독근로자복지재단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회 파독 근로자의 날 기념행사'를 통해 근로자들의 헌신을 기리고 예우 방안 등을 논의했다.
파독광부의 경우 대다수가 독일로 떠나기 전 태백과 삼척의 광업소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았기에 강원도와 인연이 깊고, 광부 출신도 많았기에 강원도 출신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손병덕 파독근로자복지재단 이사장도 정선 출신이다. 1977년 독일로 파견돼 25년 간 독일에서 생활하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고국을 그리워하지만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오지 못하는 동료들을 많이 봐왔다. 이에 지난 2016년 파독근로복지재단을 설립해 동료들의 귀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양주시와 협의해 파독근로자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자 2만 6000여㎡(약 8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실제 지원은 요원한 상황이다.
손 이사장은 "파독근로자들은 당시 번 돈의 80~90%를 한국에 송금했기에 노후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군 제대 후 파견돼 연금이 적기 때문에 빈곤층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고국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라며 "이들 중 상당수가 고국 땅에 묻히는 게 소원이다. 정부가 이들이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태백 출신으로 함백광업소에서 일하다 1971년 독일로 파견됐던 정순교(80)씨도 "독일에서 한국으로 오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 때문에 못 오는 동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현재 이들을 위한 어떠한 정착 지원도, 병원비 등 파독근로자를 위한 최소한의 예우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의 헌신을 기리는 기념탑조차 없다. 백진건 한국파독광부간호(조무)사연합회 기념회관 기획실장은 "우리 평균 나이가 80대다. 나라의 재건을 위해 3년 넘게 헌신한 파독근로자들의 유공이 역사에 기록되고 추모할 수 있도록 기념관 건립 등을 통해 이제라도 제대로 된 예우가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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