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가을장마 농작물 피해…식자재값 폭등 소상공인 울상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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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6.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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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비에 식물병 등 수확 차질
쌀값 27%·배추 가격 44% 급등
자영업자 "비 계속 올까 두려워"
▲ 연일 이어지는 가을비에 13일 영월 주천면에서는 베어 놓은 녹두를 햇빛에 말리지 못해 썩는 피해가 발생했다. 독자 김봉대 씨 제공
때아닌 가을 장마로 수확기 농작물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쌀값이 폭등한 데 이어 채솟값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식자재값에 민감한 소상공인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15일 본지 취재 결과 강릉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심일순씨는 최근 가을비로 인해 쌀값이 급등하면서 앞으로가 두렵다. 심 씨는 "하루 평균 쌀 6포대 정도 쓰는데 최근에 쌀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힘들다"며 "20㎏ 1포대에 1만5000원 정도 올랐다. 명절 특수로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지만 이후 어떻게 될 지 너무 두렵다"고 걱정했다.

심 씨의 말처럼 쌀값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쌀 소매가격은 이달 10일 기준 20㎏에 6만 7351원을 기록해 지난해(5만 2980원)에 비해 27.13%나 뛴 상태다.

벼는 보통 10월 초에 수확을 마치지만 최근 비가 오는 까닭에 곳곳에서 수확이 미뤄지고 있다. 잦은 가을비에 곰팡이병인 '깨씨무늬병'까지 퍼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지난달 말 기준 벼 깨씨무늬병 발생 면적은 3만 6000㏊으로 지난해 1만 5000㏊의 2배를 넘어섰다.

배추값도 오름세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1포기당) 가격은 6641원으로 3개월 전(4443원)에 비해 44.4%나 올랐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가을 배추 생장에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지만 장마가 더 길어지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많았던 만큼 배춧속이 썩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원주에서 관공서, 공장 등에 급식을 위탁하는 A대표는 "식자재를 직접 수급하는 농가들이 있어 주변에 전화해보니 가을비 때문에 농작물이 다 녹아서 수급이 어렵다고 하더라"며 "안 그래도 채솟값이 3월달에 비해 2~3배 올랐는데 더 오를까봐 걱정이 크다. 지금도 최소 마진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데,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춘천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 모씨도 "가게를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단골을 유치하기 위해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있는데, 가을비 때문에 식자재값이 더 오를까봐 걱정된다"며 "손님들이 김치를 많이 찾으셔서 김장을 하려해도 배추값이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강원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308.5㎜로 예년 171㎜보다 약 1.8배 가까이가 더 내렸다. 상대습도는 82%로 1973년 집계 이래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주에도 연일 비 예보가 이어지고 있어 가을걷이는 물론 일부 밭작물 파종까지 늦어질 수 있어 농작물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현정 기자

#농작물 #식자재값 #가을장마 #가을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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