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 사람 연결 소통망 구축 '사회적 단절' 조기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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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강원, 잊히는 사람들
고독사 예방을 위한 라운드테이블
고독사 증가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강원지역에서는 2019~2023년까지 5년간 무려 612명이 홀로 생을 마감했다. 고령화율은 2045년까지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은 강원의 비율이 1인 가구 증가 속도와 맞물릴 경우 고독사 발생 위험이 현재보다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강원도민일보는 지역 특성에 맞는 돌봄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도여성가족연구원에서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예방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주제발표와 토론문을 싣는다.
▲ 본지는 지난달 29일 도여성가족연구원에서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예방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주제 발표 - 강원형 고독사해법, 어디서 찾나
"고립된 이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관심"
- 김동희 원주시자원봉사센터 이사

고독사 현장에서 유품 정리와 특수 청소를 하다 보면 '쓰레기집'을 많이 발견한다. 올해 4월에는 백골사체가 발견됐다. 82년생 여성이었는데, 이혼 후 고립된 생활을 하며 사회와 단절해 지냈다고 한다. 결과만 보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은 위축돼서 그런 것이다.쓰레기를 리러 나가는 것조차 위축돼 하지 못하다 보니 집에 쌓이고, 그 외롭고 텅 빈 공간이 싫어 쓰레기로 채우게 된다. 한 현장은 쓰레기를 버렸더니 10t이 나왔다. 현관문에는 독촉장, 접촉장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주변은 무관심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따뜻한 관심이다. 원인을 찾고 어루만져야 하는데, 결과만 보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고립된 사람들은 점점 더 위축된다. 그들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그리워한다. 문이 닫혀 있거나 냄새가 나고 쓰레기가 쌓여 있다면 반드시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 청소로 끝나지 않고,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경우가 많으니 마음 치유가 필요하다.
종합 토론
"고립의 시대, 사회적 지지 기반 공동체 강화·지원 체계 고도화 고민 필요"
복지 정책 연계 고독사 예방 시너지 
지역 실정 반영 '돌봄 공동체' 복원
인프라 부족 고려 최적화 모델 제작
데이터 활용 복지 실천·행정 효율 제고
어르신 여가·사회활동 참여 정책 설계
지역·연령·경제 상황 고려 밀착 관리

◇토론=△유순옥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 부위원장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하태화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장 △민연경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 △윤현주 강원도 보건복지국 생활보장팀장 △김동희 원주시자원봉사센터 이사 [무순]
△유순옥="고독사 예방과 사회적 고립 문제는 단기적 접근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2019년 '강원특별자치도 사회적 고립가구 안전망 확충 및 고독사 예방 조례'는 단순한 복지 서비스 제공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회복하자는 제도적 의지를 담고 있다. 고독사 예방을 단독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복지 정책과 지원 방안을 연계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고, 현장에 맞게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하는 일이다."

△석재은="지역사회에서 '돌봄의 공동체'를 복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강원도는 인프라가 부족하다. 따라서 지역의 열악한 상황을 고려한 고립 대책이 모색되어야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돌봄통합법이 지역 단위로 추진되는 이유도 각 지역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강원도의 약점과 강점을 고려해 최적화해야 한다. 고립과 고독사 비율이 높은 강원도가 이러한 모델을 최적화해 모범 전형을 만들어낸다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성공 모델이 될 것이다."

△하태화="고립의 시대일수록 관계와 공동체를 중심에 두는 지역사회의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원주의 경우, 2019년 원도심에 17평 남짓한 작은 60년대 구옥에 마을관리소가 생겼다. 지역사회의 비공식적 지지망 역할을 하며, 제3의 공간으로서 소통과 경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사회복지 실천도 필요하다. 데이터를 잘 활용해 불필요한 행정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며 지속 가능한 돌봄을 실천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민연경="강원 독거 어르신의 경우 개인적·사회적 지지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마을 공동체의 약화, 정기적인 돌봄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독사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어렵게 한다. 복지 서비스와의1차 연결이 이뤄진 이후, 어떤 방식으로 지원 체계를 고도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결국 돌봄의 핵심은 어르신의 사회 참여다. 자원봉사와의 연계, 여가·사회활동과의 통합 등을 통해 어르신들이 고립되지 않고 지역사회 안에서 의미 있게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을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윤현주="강원도에서는 2022년 8월, 춘천시와 강릉시가 정부 시범시업에 참여하면서 고독사 예방이 정책으로 본격 추진됐다. 작년부터는 정부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도내 18개 시·군에서 고독사 예방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청년 고독사 사업'도 전국 필수사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고독사 대응 정책이 점차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지역별·연령대별·경제상황별 등 다양한 유형별 상황을 좀 더 세밀하게 반영한 사업 구성이 필요하다."

△김동희="노노케어와 관련해서는, 조건부 수급자 중 일할 여건이 되는 분들에게 봉사활동을 3시간 정도 의무화했으면 한다. 사랑방 프로그램과 공간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고 나서 동네를 마실하며 가까이서 밥을 먹고 걷는 풍습이 있었다. 어르신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공간과 분위기가 필요하다." 최우은·안현 기자

[이 기사는 2025 강원도 지역언론발전지원사업 지원을 받았습니다] 

#예방 #고독사 #사회적 #고립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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