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안 된다…'절박한' 코오롱FnC, 아웃도어로 승부수

정혜인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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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의 아웃도어 '헬리녹스 웨어' 출격
수입 브랜드 추가 등 포트폴리오 확장 박차
실적 부진 속 효율화·매출 확대 동시 추진
그래픽=비즈워치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이  올 하반기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웃도어와 남성복 중심의 포트폴리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입 브랜드를 추가한 데 이어 최근에는 50년 넘게 쌓아온 아웃도어 역량을 전면에 내세운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도 선보였다.

'캠핑계 에르메스'와 맞손

코오롱FnC는 2025년 가을·겨울(F/W) 시즌을 겨냥해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 웨어(Helinox Wear)'를 론칭했다. 2021년 론칭한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 이어 약 4년만에 선보이는 새 라이선스 브랜드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캠핑용품 브랜드 헬리녹스의 의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헬리녹스는 2009년 동아알루미늄이 론칭한 캠핑용품 브랜드다. 초경량 캠핑의자 '체어원'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뒤 '캠핑계의 에르메스'라는 별명을 얻으며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에 플래그십 스토어 '헬리녹스 크리에이티브 센터 파리(HCC Paris)'를 오픈하며 해외 시장도 공략 중이다. 

코오롱FnC '헬리녹스 웨어'의 25FW 컬렉션. / 사진=정혜인 기자 hij@
특히 헬리녹스는 최근 캠핑용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의류 브랜드를 선보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코오롱FnC는 '잭니클라우스' 등 다양한 라이선스 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데다, 코오롱스포츠로 아웃도어 기술력을 검증 받았다는 점에서 헬리녹스의 파트너로 낙점됐다.

코오롱FnC가 선보인 헬리녹스 웨어는 헬리녹스의 기어(gear, 캠핑용품)를 옷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기어를 입는다는 의미에서 '웨어러블 기어'를 콘셉트로 한다. 헬리녹스 웨어는 올 시즌 상품으로 우선 60여 개 상품을 선보인다. 헬리녹스 캠핑용품의 특징인 모듈(여러 부품을 조립·분해하거나 다른 용도로 변형할 수 있는 구조) 개념을 의류에 반영해 경량성, 휴대성, 호환성을 강조했다. 시즌 상품 외에 브랜드 정체성과 기술력을 강조한 한정판 '에디션' 시리즈도 별도로 출시한다.

검증된 기술력

코오롱FnC가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은 약 15년 만이다. 코오롱FnC는 1973년 국내 최초 아웃도어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를 론칭해 현재까지 53년째 운영 중이다. 2008년에는 코오롱스포츠보다 가격대를 낮춘 중저가 아웃도어 '네이처시티'를 선보였지만 2010년 철수했다.

코오롱스포츠가 네이처시티 이후 처음으로 아웃도어 브랜드를 선보인 것은 검증된 강점을 활용해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오롱FnC는 코오롱스포츠를 통해 50년 넘게 쌓아온 아웃도어 기술력과 고기능성 소재 개발 노하우를 쌓아왔다. 코오롱FnC는 이런 기술력과 헬리녹스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결합시켜 신규 브랜드를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코오롱FnC '헬리녹스 웨어'의 한정판 '에디션1'의 베스트.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코오롱FnC는 다음달 2일까지 서울 한남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후 23일 헬리녹스 웨어 자사몰을 오픈한다. 내년에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주요 백화점에 순차적으로 입점하면서 오프라인 채널도 확장할 예정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수십 년간 아웃도어, 골프 브랜드를 운영하며 쌓아온 프리미엄 기능성 어패럴 기획·제작 노하우와 코오롱스포츠에서 축적한 고기능성 소재 기술, 그리고 다수의 라이선스 브랜드 운영 경험을 헬리녹스 웨어에 모두 녹였다"고 설명했다.

뒷걸음질 치는 실적

코오롱FnC는 헬리녹스 웨어 외에도 올 하반기 신규 브랜드 론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프랑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드롤 드 무슈(Drôle de Monsieur)'와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 '디아티코(THE ATTICO)'도 선보였다.

코오롱FnC가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하는 것은 실적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코오롱FnC는 2023년 사상 최대 매출(1조1274억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매출이 쪼그라들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익성이다. 2022년 644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3년 452억원, 2024년 16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593억원, 68억원에 그치면서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코오롱FnC는 올해 초 라이선스 브랜드 사업에 변화를 주며 효율화 작업을 단행했다. 1월 7개 본부를 5개 본부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골프웨어 브랜드 '잭니클라우스'는 서브 라이선스 사업으로 전환했다. 스키·테니스웨어 '헤드'는 전문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확대한 반면 골프웨어 '엘로드'는 골프 클럽 전문 브랜드로 축소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오롱FnC가 기존 사업 효율화와 신규 브랜드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신규 브랜드들이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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