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소생]"자메이카치킨 너무 비쌌죠?"…CJ의 '반값' 반격

김아름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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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통으로 뜯는 자메이카 치킨'
BBQ 자메이카 치킨과 비슷…가격은 저렴해
튀김옷 없는 구운 치킨…에어프라이어 최적화
CJ제일제당의 '통으로 뜯는 자메이카 스타일 치킨'/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CJ제일제당으로부터 제공받아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여기가 우사인 볼트의 나라입니까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 자메이카(Jamaica). 면적 110만㏊로 대한민국의 10분의 1 수준, 인구는 280만명으로 20분의 1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우리나라와는 지구 반대편에 있어 방문해 본 사람도 손에 꼽을 만한 곳이다. 1990년대 이전까지는 자메이카라는 나라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많았을 터다. 

이 작은 나라를 세상에 널리 알린 문화 아이콘이 몇 개 있다. 쿨러닝, 밥 말리, 우사인 볼트, 그리고 치킨이다. 쿨러닝은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우리나라에서는 '탈룰라'의 어원으로 널리 알려졌다. 레게의 전설 밥 말리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자메이카의 상징 그 자체다. 

자메이카의 위치/사진=구글 지도
그리고 또 하나, 자메이카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치킨. 정확히는 '저크 치킨(Jerk chicken)'이다. 저크 치킨은 닭다리나 통닭에 자메이카식 소스를 발라 숯불에 구운 치킨이다. 고춧가루와 파프리카, 마늘, 양파 등 다양한 향신료를 넣어 매콤하면서도 복잡한 풍미, 숯불향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4년 BBQ가 '자메이카 통다리구이'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사실 저크 치킨은 한국인이 싫어할래야 싫어할 수가 없는 맛의 조합이다. 매콤달콤한 양념소스가 숯불에 구운 치킨에 쏙 배어 짭쪼롬한 맛은 맥주를 저절로 부른다. 튀기지 않고 구워내 느끼하지도 않다. 200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바베큐 치킨류는 사실 이 저크 치킨의 'K버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BBQ가 2022년 선보인 '자메이카 소떡만나 치킨'/사진=제너시스BBQ
하지만 의외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중 이 저크 치킨을 내는 곳은 BBQ 정도밖에 없었다. 기름에 튀긴 치킨이 중심인 국내 시장에서 굽는 설비를 따로 마련하는 게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화된 소스를 내세운 중소 바베큐 치킨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은 만큼 '굳이'라는 마음도 있었다. BBQ가 자메이카 통다리를 선보인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메이카 치킨' 하면 BBQ가 떠올랐던 이유다.

때가 왔다

하지만 배달 치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냉동 치킨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다시 한 번 '자메이카 스타일' 치킨이 각광받을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냉동 치킨의 경우 대부분 가정용 에어프라이어 조리를 전제로 한다. 이미 튀긴 치킨을 얼렸다가 다시 익힌다. 조리에 최선을 다하더라도 배달 치킨의 '겉바속촉'을 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메이카식 저크 치킨은 기본적으로 '굽는' 치킨이다.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면 딱딱해지거나 눅눅해지는 튀김옷이 없다. 제조사가 의도한 맛을 가정에서도 거의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식품 제조사들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냉동 기술은 세계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 저크 치킨의 매콤하고 다양한 향신료 풍미는 최근 식품 트렌드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CJ제일제당의 '통으로 뜯는 자메이카 스타일 치킨'/사진=CJ제일제당
실제 올해 들어 프링글스가 '캐리비안식 치킨맛'을 내놨고 대상 청정원도 자메이카 스타일 순살 치킨을 출시했다. 편의점 GS25도 자메이카 소스를 버무린 닭다리를 넣은 도시락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이 소바바 치킨의 성공 배턴을 이어받을 주자로 '저크 치킨'을 선택한 건 우연이 아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2023년 출시한 '고메 소바바 치킨'은 올해 9월 말까지 2000만봉 넘게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비비고 왕교자가 냉동만두 시장의 혁명을 불러왔다면 소바바 치킨은 '치킨너겟' 중심이던 냉동치킨 시장의 판을 바꿔 배달 치킨을 대신할 존재로 자랐다. 'CJ 자메이카 스타일 치킨(이하 자메이카 치킨)'의 출시는 그 다음 스텝이다.

냉동치킨의 넥스트 레벨

자메이카 치킨의 가장 큰 특징은 냉동 치킨임에도 순살이 아닌 '뼈 치킨'이라는 점이다. 넙적다리가 붙어 있는 큼지막한 다리와 날개가 붙어 있는 몸통 등 2조각으로, 사실상 치킨 반 마리 구성이다. 자메이카식 저크 소스에 블랙페퍼, 마늘, 고추를 넣은 K저크 소스로 기존 냉동 치킨류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기본적으로 에어프라이어 조리를 권장하지만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게 눈에 띈다. 기존 냉동치킨과 달리 트레이에 담겨 있어 편의점 등에서 구매 시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어 조리할 수 있다. 전자레인지에 조리해도 식감 차이가 크지 않은 구운 치킨의 장점을 편의성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전자레인지용 트레이에 담겨 있어 '간편 조리'도 가능하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그래도 기본은 '에어프라이어'다. 겉면을 바삭하게 익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크 소스가 살짝 타면서 풍기는 향은 전자레인지 조리로는 얻을 수 없는 '직화'의 장점이다. 순살치킨처럼 조각난 치킨이 아닌 '통 치킨'이라는 점도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돼 있다.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육즙이 그대로 보존돼 촉촉하다. 

'특제 소스'라고 자랑한 소스 역시 훌륭하다. 적당히 매콤한 맛은 구운 치킨의 느끼함을 잡아 주고 후추와 마늘 등의 풍미가 더해져 쉽게 질리지 않는다. 넙적다리와 날개, 가슴살의 구성도 좋다. 가슴살은 퍽퍽하지 않고 촉촉해 소스와 잘 어울린다. 살코기가 적은 날개는 바삭함이, 닭다리는 풍부한 육즙이 각자 다른 맛을 낸다.

다리와 날개, 가슴살이 포함된 반 마리 구성이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치킨을 논하면서 가격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비교 대상은 어쩔 수 없이 BBQ의 자메이카 통다리다. BBQ 자메이카 통다리구이는 4조각 구성에 2만4000원이다. CJ 자메이카 치킨의 경우 반 마리 구성인 350g 1팩이 9000원 안팎이다. 2팩으로 1마리를 온전히 구현하면 1만8000원인 셈이다. 배달 치킨보다야 저렴하지만 그래서 이게 "가성비 최고!"라고 말하기엔 걸리는 부분이 있다. 

그래도 '반 마리 구성'에 초점을 두고 보면 경쟁력이 조금 더 붙는다. BBQ의 자메이카 통다리구이 '반 마리' 메뉴는 1만3000원. 가격 차이가 30%를 웃돈다. 치킨 한 마리를 혼자 다 먹기 어려운 1인 가구에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BBQ가 직접 판매하는 간편식 'BBQ 자메이카 통다리 바비큐'도 경쟁자다. 170g짜리 닭다리 1팩이 3000원대니 가격 경쟁력이 더 높다. 여러모로 1+1 등 '할인가'를 염두에 둔 가격 책정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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