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허황된 것 아냐, AI산업이 첨병역할 할 것"
소비자보호 언급하며 한투·미래운용 금ETF 직격하기도
중소형사 ETF베끼기 논쟁에는 "대형사가 홍보 역할"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업계 최초로 고객 순자산 100조원을 달성한 삼성자산운용이 200조원을 향한 첫걸음으로 소버린AI를 선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내 대표 인공지능(AI) 라인업을 담은 'KODEX 코리아소버린AI' ETF를 21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KODEX 코리아소버린AI'는 한국거래소의 KRX 코리아소버린AI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며, 정부가 주도하는 '소버린 AI'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정부의 독자 AI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참여한 상장사를 포함해 AI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에너지까지 전체 AI밸류체인을 골고루 담았다.
구체적으로 AI 핵심기업인 네이버, AI 인프라기업인 LG CNS, 반도체 분야의 SK하이닉스, AI 에너지 분야의 두산에너빌리티 등 AI산업 각 분야별 핵심기업 28종목을 편입했다. 특히 한국특화 생성형 AI 클로바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 22%의 높은 비중으로 집중 투자한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AI산업의 가장 큰 성장 장벽이 GPU 등 기술도입과 전문인력문제다. 이 두 곳에 정부 지원이 집중되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소버린AI 참여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과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코리아소버린AI 지수는 올해 코스피보다 11% 앞선 성과를 보인다. 정부 의지, 기업의 차별화 시도, 그리고 그 변화를 함께 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ETF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증시는 국면별로 주도주가 존재해 왔다. 지금은 AI가 글로벌 증시를 이끌고 있고, 한국도 AI가 주도한다. 코리아소버린AI는 코덱스ETF의 새로운 100조 시대를 열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특히 "혹자는 코스피 5000이 허황된 숫자라고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며 "증시 밸류업을 위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글로벌 대비 현실화되어야 하고, 주당배당금(DPS)을 증가시켜야 한다. 기술혁신을 통해 DPS를 증가할 수 있는 산업이 코스피 5000을 주도할 것이다. 국가 주도의 소버린AI는 이미 시작된 세계적 흐름으로 코스피 5000시대를 이끌 핵심 섹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도 운용사로서 투자자 보호 솔선수범 하겠다"
지난 16일 업계 최초로 ETF 순자산 100조원을 달성한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간담회에서 향후 운용업계 리더로서의 역할론도 강조했다. 특히 시장 선도사업자로서의 '투자자보호' 역할에 힘을 줬다.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은 "2002년 국내 최초의 ETF인 'KODEX 200'을 상장했고, 2007년 국내 최초 해외ETF인 'KODEX 차이나(H)'를 상장하는 등 지금까지 222개 상품을 상장하면서 투자자들과 늘 함께 해 왔다"며 "앞으로도 고객 신뢰에 부응하고 금융소비자보호에도 솔선수범하는 사업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근 김치프리미엄 문제로 투자경고가 나오고 있는 금현물 ETF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는 경쟁사를 직격하기도 했다.
임태혁 본부장은 "투자자보호와 관련해 얘기하자면, 지난 6월 금ETF를 상장할 때, KRX금현물을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대형 운용사가 상품을 내서 투자자금을 모집하고 KRX금현물 시장에 진입하면, 양의 괴리율이 지금보다 더 발생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KRX금 대신 국제금에 투자하는 ETF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KRX금현물 ETF를 언급한 것이다. 실제로 KRX금현물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단독으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가 지난 6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동일한 구성의 상품을 추가 상장했다. 최근 국제 금값보다 10% 이상 가격이 벌어지면서 금현물과 그에 투자하는 ETF에 대한 투자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6월 당시 삼성자산운용은 국제금시세를 추종하는 'KODEX 금액티브'를 상장했다.
임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괴리율 부담을 주면서까지 그런 상품을 만들기는 어려웠다는 점도 투자자보호 측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더 면밀하게 검토하며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사장이 최근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상품 베끼기 논란을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는 대형사 나름의 역할론을 내세웠다.
임 본부장은 "대형사는 캐파가 크기 때문에 교육하고 광고 등을 하게 되면 업계가 같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자교육에도 저희 상품만을 소개하지 않고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상품의 특성과 비이클에 대한 설명도 충분히 한다. 결국 1000개가 넘는 ETF 중에서 좋은 상품에 투자하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일정 부분 대형사가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