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넷마블의 올해 상반기 지급수수료는 507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1조3415억원)과 견주면 37.8%에 달하는 금액이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볼 때 넷마블의 지급수수료는 점차 감소해왔다. 2023년 상반기 지급수수료는 5531억원으로, 같은기간 매출액인 1조2059억원 대비 45.86%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5388억원으로 매출액(1조3675억원)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이 39.4%로 줄었다.
지급수수료에는 앱마켓을 비롯한 플랫폼 수수료, 외부 IP 활용 시 지급하는 로열티가 모두 포함된다. 넷마블은 매출에서 모바일게임의 비중이 크고 인기 만화·웹툰 IP를 활용한 게임을 내세워 로열티 비중이 큰 편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받은 '나 혼자만 레벨업'도 외부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이 때문에 넷마블은 오랫동안 수익성이 다른 게임사에 비해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비롯해 자체 IP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급수수료는 매출이 늘면 덩달아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넷마블은 매출이 늘면서도 지급수수료는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특히 올해는 넷마블이 보유한 IP를 활용한 신작이 3연속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RF 온라인 넥스트는 원작사 CCR로부터 넷마블이 인수한 IP 'RF 온라인'의 후속작이며, 세나 리버스는 넷마블의 흥행 IP로 손꼽히는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턴제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다중역할접속수행게임(MMORPG) 뱀피르도 자체 IP를 기반으로 했다. 뱀피르는 양대 앱마켓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글로벌 출시 후 태국, 홍콩에서도 애플 앱스토어 기준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뱀피르는 출시 한 달 만에 인앱결제 기준 4000만달러(약 560억원)를 기록했다.
뱀피르는 지난 8월 말 출시된 만큼 상반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뱀피르의 매출이 반영되면 하반기 넷마블의 실적에 더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뱀피르의 경우 외부에서 인수한 IP나 이미 흥행이 보장된 IP가 아니라, 성공적으로 신규 IP를 만들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넷마블이 자체 IP 확장 외에도 주요 작품에 PC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점도 수익성 개선에 보탬을 줬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세븐나이츠 리버스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에 PC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도기욱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체 결제 비중을 유지하면서 수수료율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넷마블은 자체 IP를 비롯한 신작 라인업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꾀할 예정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뱀피르가 장기적으로 톱3 이내 머무를 경우 연간 4000억원 내외의 매출 기여가 가능할 전망이며,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뱀피르만으로도 전사 영업이익률은 2.5%포인트 가량 개선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넷마블은) 자체 IP 매출 비중이 20%를 돌파하며 마진이 구조적으로 상승하며, 두 달마다 신작이 나올 정도로 라인업이 촘촘하고 콘솔 플랫폼으로의 다각화가 순조롭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