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계 '새 얼굴' 전략…'양날의 검' 될까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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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대목…'빅모델'로 매출 증대 노려
활발한 브랜드 노출…폭넓은 고객층 흡수
"팬심에 기대기보다 제품 경쟁력 올려야"
/그래픽=비즈워치
가을·겨울은 아웃도어 업계가 가장 분주해지는 계절이다. 1년 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매출 극대화를 위해 소비자 관심을 끌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앞다퉈 '새 얼굴'을 내세우며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런 '스타 마케팅'이 오히려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스타 모시기

아웃도어 업계는 최근 새로운 브랜드 모델을 잇따라 기용하고 있다. 먼저 영원아웃도어가 전개하는 노스페이스는 지난달 박보검을 홍보대사로 발탁했다. 기존 전속 모델인 전소미, 차은우에 이어 박보검까지 3명의 '톱스타'를 동시에 내세우는 파격적인 행보다. 폭 넓은 고객층을 노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아이더는 배우 남주혁을 기용했다. 공백 상태였던 남성 모델을 메우고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이더는 지난 3월 모델로 활동했던 배우 김수현이 사생활 논란에 따라 하차한 바 있다. 이번 합류에 따라 남주혁은 지난 2022년부터 아이더 모델을 맡고 있는 장원영과 함께 활발한 홍보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더네이쳐홀딩스 제공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배우 나나를 브랜드 새 전속 모델로 선정했다. 나나의 세련된 이미지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가진 어반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감성이 서로 부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를 통해 본격적인 여성 고객층을 공략하는 건 물론 인지도와 선호도를 강화할 생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이 운영하는 코오롱스포츠는 이번 가을부터 배우 스티븐 연과 함께 협업에 나서기로 했다. '자연의 본질'이라는 공통 철학을 바탕으로 한 의미 있는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F&F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올해도 배우 변우석과 고윤정을 통해 주목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득'일까 '독'일까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브랜드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지고 있는 점은 불안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상품이 쏟아지는 시대인 만큼 이를 '어떻게 알리느냐'가 곧 판매에도 영향을 준다. 쉽게 말해 효과적인 홍보 채널을 확보할 경우 단기간에 매출 증대를 노려볼 수 있지만, 반대로 관심을 끌지 못하면 신상품이더라도 금세 묻힐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중장년에게 수요가 높았던 아웃도어 의류는 최근 젊은 층으로 확장되고 있다. 러닝, 등산,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무는 패션 트렌드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중에게 친숙한 연예인을 앞세우는 것은 단순한 홍보 전략을 넘어 젊은 세대의 자기 표현에 대한 욕구와 일상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젊은 세대는 화제성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무조건적인 소비로 연결 짓지 않는다. 여기에 '연예인을 보고 옷을 사는 시대는 지났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실제로 이 때문에 아이더는 2021년 걸그룹 '에스파'를 모델로 기용했지만 뚜렷한 매출 증대 효과를 보지 못하기도 했다. 단순한 '팬심'보다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제품력이 뒷받침되어야 구매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래픽=비즈워치
무엇보다 의류 소비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우려가 나온다. 일례로 지난해 영원아웃도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5% 감소한 2195억원을 기록했다. 광고선전비를 비롯한 판매비와관리비가 4645억원에서 5023억원으로 8.1% 증가하면서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혁신을 통한 옷 자체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유명인을 내세운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스타 마케팅은 초반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에는 분명한 효과가 있지만, 브랜드 노출 경쟁에 치중하다가 수익성이 오히려 훼손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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