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개편 백지화 발표 순간, 금감원 "와!" 환호성 터졌다

김정후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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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직원들 "실질적 소비자 보호 방안 고민"
"정든 직장, 떠나지 않아도 돼 다행" 안도·환호
25일 오전 11시 16분께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브리핑 생중계를 통해 금융당국 체계 개편 백지화를 언급하자마자 금융감독원 내에선"와!"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기자실이 있는 3층에서도 뚜렷하게 들릴 정도였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발표를 환영한다"며 "실질적인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숙제를 받은 것 같다"고도 말했다.

지난 24일 국회 앞에서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의 금융당국 체계 개편 반대 집회가 열렸다./사진=김정후 기자
노조를 비롯한 금감원 직원들은 여당이 추진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 강력히 반발해 왔다. 전날(24일)까지도 폭우가 쏟아지는 국회 앞에 1500명 가량의 직원들이 결집해 결사 반대를 외치기도 했다. ▷관련기사: 비 내리는 국회 앞, 금감원 직원 1500명 모였다(9월24일)

집회가 끝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정책이 뒤집히자 정보섭 금감원 노조위원장 대행은 "분리 철회에 대해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며 "정부 쪽에서 더 잘하라는 채찍질을 가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태완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쨌거나 이런 얘기(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가 나오게 된 것은 감독원 역할이 부족했다는 점이고 이를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분리에)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한번 기회를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가 변화된 모습, 업무 절차 등에서 소비자보호를 우선으로 두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더는 이같은 정책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직원들은 여당의 이같은 판단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여러가지 얘기가 들려오긴 했지만 설마 싶었다"며 "여당의 개편 의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발표 직후 점심시간이 이어졌기에, 금감원 내 식당에서도 관련된 이야기가 오갔다. 분리로 인한 걱정이 가득했던 이전과는 달리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대화가 이뤄지는 분위기였다.

식사를 마친 한 직원은 "금융당국 개편으로 부서 이동이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옮기지 않아도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장기간 근무하면서 회사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며 "떠나고 싶지 않았는데 참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금소원 분리는 무산됐지만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선 아직은 모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브리핑 만으로 완전히 철회하는 것인지 혹은 향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분위기다. 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여전히 긴장을 놓지 않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직원은 "아직 금융감독 독립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거 같다"며 "더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신중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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