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은행, 부동산 쏠림 막고 기업대출로…31.6조 투자여력"

김정후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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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 자금공급→산업·지역 성장→국민소득 증대
"부동산 금융 공적 보증 줄이고 기술금융 강화"
"은행 주담대 위험가중치 높이고 주식·펀드는 낮춰"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은행의 주식·펀드 투자규제를 개선해 최대 31.6조원까지 투자 여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9일 중소기업중앙회 5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금융권 중심의 기존 회의체와 달리 SK텔레콤, 우진산전, 아이디스투실리콘, 엑셀 세라퓨틱스, TEO, 탑솔라 등 산업계 대표가 참석한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금융 수요자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물경제와 금융의 동반성장 방안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유관기관 중에서는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이 참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손해·생명보험협회, 여신전문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벤처캐피탈협회가 함께했다.

19일 중소기업중앙회 5층 이사회 회의실에서 제1차 생산 금융 대전환 회의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정후 기자 kjh2715c@
"부동산 금융 공적 보증 줄이고, 기술금융 강화"

이억원 위원장은 "한국 경제가 정체와 재도약의 변곡점에 있다"며 "금융이 담보대출 등 손쉬운 이자 수익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는 주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꼽은 핵심 수단은 국민성장펀드다. 150조원 이상 규모로 조성해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과 인프라에 집중 투입한다. 민관 합동 스케일업 펀드를 늘리고, 지역 특화 자금공급 모델을 확산하는 것도 포함됐다.

그는 "부동산 금융에 대한 공적 보증을 줄이고 기술금융을 강화하겠다"며 "특히 기후금융 공급과 재생에너지 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힘 줘 말했다.

규제는 완화하고 검사·감독은 개선

자본규제 완화도 병행한다. 이 위원장은 "전면적인 감독 개선을 통해 금융회사의 생산적 금융 기능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주식·펀드 투자 규제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조정해 최대 31조6000억원의 투자 여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원칙적으로 400%를 적용하던 주식의 위험가중치를 250%로 낮추고, 단기매매 목적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400%를 적용하겠다"며 "건건이 승인 방식으로 운영 중인 정책목적 펀드의 위험가중치 100% 특례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도 현행 15%에서 20%로 상향해 부동산 쏠림을 완화한다. 보험업권의 경우 K-ICS 요구자본 개선과 함께 인프라 펀드 투자 유인 확대 등이 적용된다.

검사·감독 과정도 개선한다. 금융회사의 과도한 리스크 회피를 유발하거나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부분이 없는지, 금융회사의 핵심성과지표(KPI)가 지나치게 단기 수익 중심으로 설계돼 있지 않은지 살펴보고 개선할 방침이다.

혁신기업 자금조달을 위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토큰증권(STO) 도입도 추진한다. 대형 증권사에는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허용하는 대신 모험자본 공급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신뢰를 높여 일반주주의 권익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도 선구안 필요해"

모두발언은 야구 비유와 함께 마무리됐다. 이 위원장은 "오늘 생산적 금융을 위한 추진 과제를 말씀드렸다"며 "추진 과제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과 프로젝트를 정교하게 선별하고 리스크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금융의 선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공을 많이 봐야 하듯이, 금융의 선구안도 금융 수요자인 산업계와의 긴밀한 소통 과정에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선구안을 제고할 수 있는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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