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톺아보기]퓨쳐켐, 전립선암 치료 판도 바꿀까

권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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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으로 암세포 공격 'FC705' 임상3상 진입
국내 최초 전립선암 방사성치료제 탄생 기대감
임상3상 '플루빅토' 뛰어넘는 데이터 확보 관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신약 개발의 전쟁터입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차별화된 기술을 무기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요. 우리 바이오 기업들의 핵심 기술과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을 일반인 독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조명해봅니다. [편집자 주]

병원에서 엑스레이(X-ray)나 CT(컴퓨터단층촬영)를 해본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겁니다. 이러한 진단검사는 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곳도 뚫고 들어가는 방사선을 몸에 투과시켜 숨겨진 질병을 찾아내는 원리인데요. 방사선은 질병을 진단하는 용도로 개발하는 것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신약 개발 영역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볼까요.

먼저 방사능, 방사선, 방사성 등 복잡한 용어가 나오는데요. 이들을 뜨거운 '열'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방사성은 불이 붙은 장작이나 숯처럼 열을 낼 수 있는 성질, 방사능은 얼마나 빨리, 많은 열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열의 세기(능력), 방사선은 열기(에너지)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선 운반 역할을 하는 의약품에 방사선을 내뿜는 핵심물질(동위원소)을 붙인 것으로, 진단용과 치료용으로 나뉩니다. 진단용은 약물이 암세포를 만났을 때 투과력이 높은 방사선을 방출해 인체 내부를 영상화(진단)함으로써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용은 약물이 체내 암세포에 다다르면 세포를 죽이는 성질을 가진 방사선이 방출되며 암세포를 파괴합니다.

FC705, 전립선암 방사성치료제 임상 3상 진입

이를 항암 치료제에 활용한 바이오기업이 있습니다. 퓨처켐인데요.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전립선암 치료 후보물질 'FC705'는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로써 국내 최초의 전립선암 방사성치료제 탄생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퓨쳐켐의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진단용인데 유일한 치료용이 하나 있습니다. FC705란 방사성의약품입니다. 

FC705는 전립선암 세포에만 많이 나타나는 단백질인 '전립선 특이 세포막 항원(PSMA)'을 정확히 찾아가는 치료제입니다.

이 약은 '루테튬-177'이라는 방사성물질을 붙여서 전립선암 세포 안으로 들어간 뒤 암세포를 안에서부터 파괴합니다. PSMA만 추적, 공격함으로써 정상세포의 손상은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는 높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퓨쳐켐의 기업 개요 및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임상 2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FC705는 기존 노바티스의 PSMA 표적 치료제 '플루빅토'보다 더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였는데요.

플루빅토는 임상 당시 전립선 특이 항원(PSA) 수치가 절반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 46%였고, FC705는 65%로 나타났습니다. PSA는 전립선암의 진행 상태나 치료 반응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퓨쳐켐은 이번 국내 임상 3상에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동시에, 이달 중으로 '조건부 허가'도 신청할 계획입니다. 

FC705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는데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우선 허가를 받아 치료에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부허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상3상서 '플루빅토' 뛰어넘는 효과 입증해야 

PSMA 표적 방사성의약품은 최근 글로벌 전립선암 치료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부상 중입니다. 기존 호르몬 억제제나 화학요법에 내성을 보이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까지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약물은 국내에서 작년 5월 허가받은 노바티스의 플루빅토가 유일하지만, 플루빅토는 1회 투여 비용만 약 3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의약품인데다 글로벌 공급망 제한 등으로 치료 접근성이 낮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PSMA 표적 방사성치료제가 임상 3상에 진입했다는 점은 국산 항암 신약의 상업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FC705가 성공적으로 상용화된다면 국내 방사성의약품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조건부허가에서 나아가 최종 임상 3상에서 플루빅토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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