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지키고 신한 쫓는다…트래블카드 '다음 한 수'는?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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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해외 체크 결제 3조3454억원
하나·신한 양강 구도…수익보다 고객 확보
혜택 경쟁보다 완성도, 타 상품 연계 유도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며 카드사들의 '트래블카드' 경쟁도 다시 치열해졌다. 하나카드가 선발주자 효과로 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신한카드가 빠른 추격으로 격차를 좁히는 모습이다. 

트래블카드는 직접적인 수익성은 낮지만, 젊은 고객 유입과 장기적인 우량고객 전환을 노릴 수 있어 특히 금융지주계 카드사가 힘을 주는 시장이다. 다만 혜택이 대동소이해진 만큼 해외 결제 안정성 등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고, 이를 발판으로 신용카드나 프리미엄 카드 등 다른 상품으로 고객을 유도하는 전략이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해외 체크 결제 3년 새 7배 늘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NH농협카드)의 개인 해외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3조3454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체크 결제금액은 해마다 증가 추세다. 2021년 2조230억원이었던 해외 체크 결제 금액은 △2022년 2조4673억원 △2023년 13조769억원 △2024년 14조4340억원으로 3년 새 7배가 올랐다. 

올 상반기 결제금액을 비율로 따져 보면 하나카드가 41.9%로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신한카드(30%) △KB국민카드(11.6%) △우리카드(9.1%) 순이었다. 

하나카드 독주 속 신한카드 맹추격

해외 체크 결제금액 증가는 트래블카드 열풍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금융지주계열 카드사가 모두 트래블카드를 출시하며 경쟁이 본격화했다. 지난 2022년 7월 가장 먼저 '트래블로그'를 출시한 하나카드는 이달 서비스 가입자가 900만명을 돌파했다.

하나카드는 결제 네트워크 브랜드 마스터·비자·유니온페이와 트래블로그를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아울러 △카카오페이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신세계 트래블고(GO) 하나카드 △원더카드 2.0 등을 내놓으면서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점유율 2위인 신한카드는 하나카드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모습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2월 '쏠(SOL)트래블 카드'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쏠트래블 체크 출시 직후인 2024년 3월까지만 해도 신한카드의 해외 체크 점유율은 18.1%로 하나카드(49%)와 30.9%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그러나 상반기 양 사 격차는 11.9%로 줄었다. 

신한카드는 일본 여행객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쏠트래블 체크 혜택에 돈키호테·일본 스타벅스·일본 3대 편의점(패밀리마트·로손·세븐일레븐) 할인을 추가한 '신한카드 SOL트래블J 체크'를 출시했다. 이에 더해 호시노 리조트, 일본 국제 카드 브랜드 JCB와 협업해 일본 여행 특화 신용카드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젊은 고객 유입이다. 트래블카드는 직접적인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역마진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혜택을 확대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특히 은행 계열 카드사 입장에서는 차기 고객인 젊은 층 확보가 관건인데, 트래블카드를 통해 계좌 개설, 서비스 가입 등으로 고객을 유입시키고 이후 여행자보험 등 계열 보험사 연계 서비스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영역이다.

해외여행 성장 둔화하면…'다음 스텝' 관건

문제는 해외여행 시장의 성장세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해외관광객 수(재외국민 제외)는 2868만643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늘었다. 그러나 올해 6월까지는 1402만3382명을 기록해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한 번 트래블카드를 통해 유입된 고객을 프리미엄 카드나 다른 금융상품으로 확장해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규 고객이 잠재적으로 우량고객으로 전환돼 결제 규모가 커지는 선순환을 기대하는 것이다.

또 트래블카드의 경우 현재 혜택 차이가 크지 않아 해외 결제 오류 등을 최소화하고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장기 경쟁력 확보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트래블카드는 고객 혜택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커 수익성이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이를 통해 처음 유입된 고객이 우량 고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프리미엄 카드 등으로의 유도를 고려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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