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라기]차 '순정' 대신 '품질인증부품'…보험료 내려갈까?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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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부품보다 저렴한 가격, 성능은 동일·유사
손해율 개선 기대감…보험료 인하는 지켜봐야
"순정 아니면 불안해"…소비자 인식 변화 과제
이달 16일부터 자동차 수리 시 자동차 제작사(OEM) 부품과 '품질인증부품' 사용을 적용하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이 시행됩니다. 

품질인증부품은 순정 부품 대비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준이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 신뢰 확보와 보험료 인하 효과는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에요.

보험료 인하? 당장은 어려울텐데…

품질인증부품은 국토교통부가 안전성과 품질을 검증해 인증한 제품으로, OEM 부품과 성능·품질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약 35%가량 저렴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품질인증부품 사용이 활성화되지 않아 OEM 부품 위주의 고비용 수리관행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국정감사 당시 국회는 금융감독원에 품질인증부품 사용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금감원은 여러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방안을 마련했습니다.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을 유도하고 보험사(보상직원)나 정비업체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거나, 실시간 재고 확인 등 구매 환경을 편리하게 구축하는 방식으로요.

이번에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약관을 개정하는 것 역시 품질인증부품의 사용을 장려하고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예요. 지금은 자동차 수리 시 품질인증부품을 사용하면 부품 공시가격의 25%를 소비자에게 환급해주는 특약이 있는데요. 다만 품질인증부품 사용이 의무화 되면 이 특약은 폐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는 품질인증부품 사용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춰줄 수는 있지만, 당장 자동차 보험료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아직까지 품질인증부품 사용이 저조해 통계가 부족하고 이에 따라 어느 정도의 보험료 인하가 가능할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보험개발원이 '자동차 보수용 부품 수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부품비 지급 보험금이나 품질인증부품 현황, 보수용 부품 사용 현황을 조사하고 있지만, 실제 차량 수리 시 품질인증부품을 사용한 비율 등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품질인증부품 사용으로 부품 가격이 낮아진다고 해도 보험료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손해율 개선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능은 유사, 가격은 저렴, 활성화는 아직

또 다른 문제는 소비자들의 낮은 신뢰도입니다. 차량 수리 시 소비자 다수가 순정부품 사용을 선호하고,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는 "품질인증부품은 모두 국제적으로 검증된 기준을 충족한 부품"이라며 "일부 언론과 온라인에서 제기된 '중국산 저가 부품 사용' 등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KAPA 품질인증부품 중 국산차 부품은 OEM 제품 생산 경험이 풍부한 국내 기업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습니다. 수입차 부품은 미국 CAPA(Certified Automotive Parts Association) 인증을 획득하거나 유엔 유럽 경제 위원회(UNECE)의 E-마크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구성됐고요. 

품질인증시험은 공인된 시험 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한국광기술원(KOPTI) △자동차기술연구소(KART) △자동차융합기술원(JIAT)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에서 자동차관리법 기준과 국제 표준에 근거해 엄격하게 수행됩니다.

품질인증부품을 쓰면 자동차 보험료가 내려갈 지 아직은 확답하기 어렵습니다. 보험료 자체가 바로 줄어드는 건 아니고, 우선은 수리비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손해율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하는 단계입니다. 다만 손해율이 안정되면 장기적으로는 보험료 인하 가능성도 열릴 수 있겠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게끔 신뢰를 확보해야 합니다. 많은 운전자가 "순정 아니면 불안하다"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으니까요. 무조건 품질인증부품 사용을 의무화하기보다는 품질인증부품 사용이 소비자의 안전이나 금전적인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 같습니다.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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