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분산 효과…"수요에 신속한 대응 가능"
전국 물류 네트워크 확충…매장 경쟁력 극대화
지난 17일 오전 경상북도 경산시 진량읍에 위치한 CJ올리브영의 세 번째 물류센터. 연면적 1만2000평, 축구장 6개 크기에 달하는 이 센터는 500여 개의 전체 협력사 물량 중 약 20%를 전담하고 있었다. 매일 입고되는 협력사 상품들을 보관하고, 영남·제주·충청·호남권 등 600여 개의 비수도권 매장에 실어 나르는 게 주된 업무다.
3층 입고장에 도착한 상품들은 가장 먼저 작업자의 손을 거쳤다. 전산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재고가 반영되면 자율 이동 로봇(AMR)에 실려 상품의 크기 등에 따라 세 가지 종류의 선반(랙)으로 이동했다. 소규모에 비교적 출고 빈도가 낮은 상품들은 경량고단랙, 식품과 대형상품은 특정 레일 없이도 전·후진 구동이 가능한 모빌랙에 보관됐다.
출고장으로 이동한 각 상품은 박스에 부착된 바코드를 통해 다스(Digital Assorting System·DAS)와 파스(Piece Assorting System·PAS) 라인으로 옮겨질 준비를 했다. 파스는 소량, 다스는 출고가 잦거나 한번에 많은 출고가 이뤄지는 상품이 위주다. 경산센터에 보관된 상품의 60% 이상은 다스를 거쳐 출고된다.
분류된 상품들은 포장을 마친 후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해 방면분류 라인에 멈춰섰다. 라인마다 배치된 작업자들은 전산 시스템을 통해 상품이 출고될 매장명과 작업 계획량 대비 진척률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례로 이날 오후 12시 기준 부산전포역점이 발주한 415개의 상품 중 절반 이상이 매장으로 이동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올리브영은 이번 경산센터 가동으로 국내 물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올리브영은 줄곧 물류 인프라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운영 중인 물류센터는 두 곳(안성·양지)이었지만, 안성센터가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매출이 내수 시장에서 나오고 있음에도 국내를 중심으로 하는 물류센터는 양지센터 하나였던 탓에 늘어나는 수요에 빠른 대응이 어려웠다는 의미다.
소비자 입장에선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올영세일 기간 동안 매장에 헛걸음할 일도 줄어들 전망이다. 양지센터와 경산센터는 하루 최대 300만개 이상의 상품을 전국 매장으로 내보낼 수 있다. 양지센터 한 곳만 운영하던 기존(200만개)과 비교하면 생산능력(캐파)이 50% 확대됐다. 매장에서는 부족한 재고를 발주할 경우 지리적으로 인접한 물류센터를 통해 하루에서 이틀 안에 공급을 받을 수 있다.
정기욱 CJ올리브영 B2B 물류팀장은 "경산센터 운영으로 양지센터의 캐파에 여유가 생긴 만큼 100여 개 수준이었던 매일 배송 매장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대형 타운이나 권역별 특정 매장에는 물류센터에서 미리 카테고리별 분류를 거친 뒤 출고를 진행해 직원들이 받은 상품을 매대에 구분·진열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