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안 하는 러시아에 우크라·유럽 결집…난처한 트럼프

송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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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EU 러시아 대항해 결집
트럼프, 푸틴과 정상회담 보류
러시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요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해 나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유럽이 결집하고 있고,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을 양보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협의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보류된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유럽 결집하고 있다. 진전이 없는 러시아와의 대화에 유럽의 결집까지 맞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난처한 처지가 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따르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로 향했다. 나토는 이날 뤼터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박 2일로 예정된 이번 방문의 목적과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폴란드·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 정상 및 유럽연합(EU) 지도부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전투가 즉시 중단돼야 하며 현재 전선이 협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무력으로 국경을 변경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들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23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고, 24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전후 우크라이나 평화 구축을 위한 30여 개국 모임) 회의가 개최돼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미국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박했으나, 이후 전선 고수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 /AP.뉴시스


유럽 국가들이 행동에 나선 것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의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가지고 2주 안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했지만, 21일 "시간 낭비를 원하지 않는다"며 보류 방침을 밝혔다. 가장 주된 원인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루한스크주 전체와 도네츠크주의 75% 등 돈바스 지역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점유하고 있는 나머지 지역까지 넘기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그 조건으로 남부 자포리자·헤르손의 점령지 일부를 반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인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미국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라며 고성까지 질렀으나, 회담 말미에는 현 전선을 동결하고 영토 협상을 개시한다는 입장으로 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이 양측이 서로 맞서는 상황에서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힘을 싣는 것은 지정학적인 이유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방어 전선이 구축돼 있는 돈바스 지역을 차지하면, 러시아는 유사시 특별한 장애물 없는 동부 유럽의 평원 지대를 통과할 수 있다. 게다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까지 요구하고 있다.

서방 언론은 러시아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을 불가능하게 하는 영토적 야망에 집착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러시아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부다페스트 협상에 임할 수 없음이 미국에 분명해졌다"는 유럽 고위 외교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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