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방향 잘못되면 언제든 저항할 것" 예고
韓 '당원게시판 의혹' 재수사 여부 집중
정부·여당의 폭주와 실정을 부각하겠다는 각오 아래 단일대오를 이뤄오던 국민의힘 내부에 균열의 틈이 생겼다. 장동혁 당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사태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언제든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국민의힘 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장동혁 대표가 취임 후 줄곧 당의 단일대오를 강조했고,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면서 12·3 비상계엄 이후 줄곧 당을 괴롭혔던 내분 문제가 사라지는 듯 했지만 장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로 재부상한 것이다.
장 대표의 면회 소식이 알려지자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당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정성국 의원), "집권하겠다는 당이라면 당내 소수, 강성 목소리가 아닌 민심에 따라 정치하는 것이 맞다"(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장 대표의 면회를 두고 여권뿐 아니라 야권에서조차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지도부는 유연하게 사태를 진화하는 데 힘썼다.
문제는 면회 사태가 내부 분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친한계는 장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당을 이끌면 언제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대여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한다. 다만 이것이 장 대표에 대한 절대적인 동의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라며 "장 대표가 방향을 잘못 잡으면 언제든지 저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해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재수사도 또 하나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장 대표가 지난 17일 새롭게 구성된 당무감사위원회 위원 임명식에서 '원칙에 맞는 운영'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라왔다는 내용의 의혹을 두고 이어진 당내 공방이 이어졌지만 한 전 대표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남아 있었다.
장 대표가 당원게시판 의혹을 직접 언급한 건 아니지만 해당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필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해 온 만큼 사실상 한 전 대표에 대한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가 당원게시판 의혹 진상규명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면회와 마찬가지로 전당대회 기간 당원들과 한 약속에 대한 이행 차원에서 실제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 친한계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분열 위험을 안고 장 대표가 이를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이대로 면회 사태가 일단락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여 투쟁에 힘써야 하는 시점에 분열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장 대표의) 처신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것들이 당내 불씨가 돼서 내분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면회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위로의 차원이었다"며 "당대표를 뽑는 캠페인 기간 중 '면회하겠다'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인간적인 측면에서 한번 다녀온 게 정치적인 문제로 공격받을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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