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면회' 사태 급한 불 껐지만…내부 분열 가능성 여전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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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투쟁 앞 일단 단일대오 유지하지만
다만 "방향 잘못되면 언제든 저항할 것" 예고
韓 '당원게시판 의혹' 재수사 여부 집중


정부·여당의 폭주와 실정을 부각하겠다는 각오 아래 단일대오를 이뤄오던 국민의힘 내부에 균열의 틈이 생겼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정부·여당의 폭주와 실정을 부각하겠다는 각오 아래 단일대오를 이뤄오던 국민의힘 내부에 균열의 틈이 생겼다. 장동혁 당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사태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언제든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국민의힘 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장동혁 대표가 취임 후 줄곧 당의 단일대오를 강조했고,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면서 12·3 비상계엄 이후 줄곧 당을 괴롭혔던 내분 문제가 사라지는 듯 했지만 장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로 재부상한 것이다.

장 대표의 면회 소식이 알려지자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당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정성국 의원), "집권하겠다는 당이라면 당내 소수, 강성 목소리가 아닌 민심에 따라 정치하는 것이 맞다"(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장 대표의 면회를 두고 여권뿐 아니라 야권에서조차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지도부는 유연하게 사태를 진화하는 데 힘썼다.

문제는 면회 사태가 내부 분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친한계는 장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당을 이끌면 언제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대여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한다. 다만 이것이 장 대표에 대한 절대적인 동의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라며 "장 대표가 방향을 잘못 잡으면 언제든지 저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해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재수사도 또 하나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장동혁 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한동훈 대표가 지난 8월2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모습. /배정한 기자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해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재수사도 또 하나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장 대표가 지난 17일 새롭게 구성된 당무감사위원회 위원 임명식에서 '원칙에 맞는 운영'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라왔다는 내용의 의혹을 두고 이어진 당내 공방이 이어졌지만 한 전 대표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남아 있었다.

장 대표가 당원게시판 의혹을 직접 언급한 건 아니지만 해당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필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해 온 만큼 사실상 한 전 대표에 대한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가 당원게시판 의혹 진상규명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면회와 마찬가지로 전당대회 기간 당원들과 한 약속에 대한 이행 차원에서 실제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 친한계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분열 위험을 안고 장 대표가 이를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이대로 면회 사태가 일단락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여 투쟁에 힘써야 하는 시점에 분열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장 대표의) 처신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것들이 당내 불씨가 돼서 내분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면회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위로의 차원이었다"며 "당대표를 뽑는 캠페인 기간 중 '면회하겠다'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인간적인 측면에서 한번 다녀온 게 정치적인 문제로 공격받을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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