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2조원을 돌파하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시장 예상치였던 '10조 클럽'에 가뿐하게 들어가자 개인 투자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지금은 추가 매수 타이밍일까, 아니면 수익 실현 타이밍일까.
◆ 삼성전자 영업익 12조1000억…3년 만에 최고치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1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전기 대비 158.55%, 전년 동기 대비 31.81%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한 것은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원)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은 2022년 2분기(14조1000억원)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다. 매출은 86조원으로, 전기보다 15.33%, 전년 동기보다 8.72% 오르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개장 전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공시가 이뤄지자 주가는 즉각 화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만5300원으로 개장한 삼성전자는 장 초반 9만600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삼성전자 실적은 코스피 오름세에도 힘을 보탰다. 이날 코스피는 3604.12로 개장한 뒤 3646.77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후로는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등락을 거듭하는 추이다. 오전 장중에는 9만2800원까지도 빠졌다. 오후 1시 17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9만3300원) 대비 1.93%(1800원) 내린 9만1500원을 호가 중이다.
'10만전자' 복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들은 추격 매수에 나설지, 매도에 나설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드디어 삼성전자가 숨을 쉰다", "삼전은 장기 보유가 답이었다"라는 견해와 "이제라도 팔아야 할까", "너무 오른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맞선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장기 보유자 중 일부가 9만 원대 진입 이후 비중을 줄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심리적 저항선인 10만원 돌파를 두고 수급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며 "개인들의 매도세는 상승 피로감과 심리적 저항선인 '10만전자' 인식 때문이다. 단기 조정 시에도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증권가 "주가 추가 상승 여력 충분"…목표주가 줄상향
시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추가 상승에 배팅하는 분위기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DS 부문이 전사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D램은 서버 중심 수요 강세 및 HBM 믹스 개선으로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증가하겠다. 파운드리도 가동률 상승 및 수율 개선으로 큰 폭의 적자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인증과 주요 고객사 확보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있다"며 "AI GPU 공급계약을 맺은 AMD를 비롯해 다양한 고객사로 HBM 수요가 확산되면서 2026년 DRAM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HBM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실적 상향 여력이 크다"고 부연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사이클의 초입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도 잇따라 상향하는 추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향 인증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되며 HBM4 샘플도 이미 출하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AI 시장 확대로 HBM 매출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54조원에서 73조원으로 36% 상향했다"며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제시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DRAM과 NAND 모두 서버용 제품 중심의 강한 수요와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손인준 연구원은 "2026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1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목표주가 12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 "단기 조정 가능성…중장기적 접근 필요"
물론 낙관론만 있는 건 아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단기 급등 구간'에 대한 경계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손인준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며 "조정 시 분할 매수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4분기 HBM3E 양산과 AI 반도체 수요는 삼성전자 주가를 지지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9만5000~9만7000원 구간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은 내년 상반기까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 상 재고 부담이 다시 확대될 경우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은 이미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단기 급등 후 숨 고르기가 불가피한 만큼, 신규 진입자는 조정 구간을 기다리는 편이 낫고, 장기 보유자라면 AI 수요 증가세와 서버 투자 확대를 감안해 비중을 유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단기 급등에 쫓기기보다 중장기 흐름을 바라보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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