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앞과 없는 장소에서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보여 모멸감을 느꼈다. 지킬 앤 하이드 보는 줄 알았다."(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국정감사장) 뒤에서 일어난 위로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일은 대담히 유감."(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참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예비역 대장과 중장인 김 의원과 한 의원이 전날에 이어 또다시 입씨름을 벌였다. 여야는 전날 국방부 국감에서 '내란' 용어를 두고 충돌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을 놓고 법원의 확정판결 전 내란이라고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먼저 한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신상발언에서 "먼저 (전날) 민주당 의원이 사퇴하라고 했던 건 회의 중에 일어난 일이라 더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회의장 밖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어제 문제가 됐던 의원이 정회 시간에 회의장 밖에서 제가 다가와 웃으면서 악수를 청하고 '미안하게 됐다. 당직을 맡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의원님은 대인이시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다.
한 의원은 "참 어이가 없는 행동이었다. 카메라 앞에서는 고성과 삿대질, 막말한 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카메라가 없는 장소에서 이율배반적 행동을 보여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으며 비열한 처신에 대해 할 말을 잃었다"라고 비판했다. 또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다"라며 "마치 지킬과 하이드의 연극을 보는 것 같았다"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위원장의 만류에도 발언권을 얻은 김 위원은 "오늘 아침 부드럽게 시작하려 했는데 도발하신다"라며 불쾌한 감정을 나타냈다. 그는 "어제 (국감에서) 내란에 대해 성 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란을 주장하는 저와 민주당 의원들에게 한 의원은 'X랄하네'라는 막말을 썼고 인정하지도 않아 고성이 오간 것이다. 제가 정식으로 사과와 사퇴를 요구한 것이고 내란을 인정하지 않은 의원은 의원 자격이 없는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한 의원이 거두절미하고 한 사과를 저는 받아들였고 오히려 예비역 장군으로서 깨끗이 잘못했다고 사과했기에 높이 평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구절절 변명하는 보통 의원과 다르게 (행동)했기에 나가서 '한 의원님, 예비역 장군으로서 체통을 지키고 변명 없이 사과하는 것 보니까 대인배시네요'라고 위로해 드렸다. 그걸 가지고 뒤에서 일어난 일을 이러쿵저러쿵하는 일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지켜본 성 위원장은 "정치인끼리 공격하는 부분에 대해 잘못됐다라 얘기할 생각은 없으나 군과 국민이 바라보고 있기에 (발언을) 정제할 필요는 있다"라면서 "특히 국방위원으로서 지켜야 할 선은 꼭 지켜주시라"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내란 주장과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위헌 여부를 판단해 대통령을 판단한 것이고 내란에 대해선 형법에 의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서 "법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야당의 의견도 국민께서 들으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이었던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질의에 앞서 "성 위원장이 말한 건 법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헌재는 위헌성·중대성 여부를 판단하고 굳이 형법 내란죄로 판단하지 않는다. 헌법 위반 여부는 내란죄를 포함하고 있어 실제 윤석열이 파면된 건 내란행위를 했다고 헌재에서 인정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대표의 질의가 끝난 뒤 성 위원장은 대응하지 않아 확전되진 않았다. 오히려 정 대표와 김 의원을 향해 "워낙 중요한 당직을 맡고 있기에 필요하면 오전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배려했다. 오후에 있을 추가 질의 시간을 앞당겨주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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