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베네치아, 인천-9] K-신도시 모델 '청라' 경제자유구역의 미래

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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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랜드마크 450m 타워 추진…'청라의 꿈' 상징
스마트 '물의 도시' 조성…국토재생사업 선도 역할


2012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국제공모를 통해 당선작으로 선정한 청라국제도시 시티타워 조감도. /LH


'동북아 베네치아, 인천'은 인천이 지닌 역사적, 문화적 자원을 바탕으로 미래형 해양도시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시리즈로서 <더팩트>와 인천학회(회장 김경배)가 공동으로 기획 연재한다. 2017년 9월 출범한 인천학회는 인하대, 인천대, 청운대, 인천연구원, 인천도시공사,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국내 최초의 지역학회로서 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구하는 지식공동체이다. 300만 대도시 인천의 도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과 담론을 형성하고 다양한 해법을 찾아가는 학술 활동의 성과는 다른 도시에도 적용될 수 있는 국가 발전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동북아 베네치아' 제목은 글로벌 해양도시로서 관광, 물류의 세계 거점 도시를 향한 인천의 발전 가능성과 미래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연재는 인천의 잠재력을 재조명하고,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또 동북아 해양 네트워크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이슈를 제공하고, 단순한 도시의 확장을 넘어 살고 싶은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는 어떻게 조성돼야 하는지 그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2003년 정부는 인천·부산·광양 3곳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2008년까지 8곳이 추가 지정됐다. 인천은 송도(53.3㎢)·청라(17.8㎢)·영종(93.4 ㎢) 3개 지역으로 추진됐다. 초기 청라국제도시는 '동아매립지'라고 불렀다. 1980년도 동아건설이 중동건설에 투입했다가 국내로 반입한 유휴 장비로 청라도 일대를 매립하면서 조성된 농경지였기 때문이다. 이후 IMF시기 동아건설이 매립 부지를 농어촌공사에 매각하였고, LH(당시 한국토지공사)가 개발용지로 재매입했다.

필자는 2005년 말 LH 청라영종사업단장으로 부임하면서 청라 앞바다와 주변의 공촌천·심곡천과 연계한 친환경 '물의 도시'를 테마로 랜드마크 타워를 구상했다. 타워를 청라 호수공원 중앙부에 세우되, 전망대에서 서울과 개성공단을 조망할 수 있도록 일본 도쿄타워와 상해 동방명주(東方明珠)보다 높게 올릴 계획이었다. 계양산 높이 395m보다 높은 400m 이상으로 하면 서울과 개성공단 조망이 가능한 것으로 검토되어 일반전망대 300m, 특별전망대 400m에 안테나 50m를 포함해 타워높이를 최종 450m로 정했다.

통신 기능의 신도쿄타워와 광저우타워가 600m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도시에 산지가 많아 통신타워가 필요하지 않은 실정이었다. 2007년 10월 상금 100만 달러를 제시한 '인천청라지구 시티타워 아이디어 국제 공모'에 46개국 358개 작품이 출품됐지만 2009년 10월 한국토지공사(L)와 대한주택공사(H)의 통합 이후 현재까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청라(靑羅)는 '푸른 비단'이라는 의미다. '세계 속의 푸른 보석 청라'가 도시 브랜드이다. 7개 보석(크리스털,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 옥, 진주, 다이아몬드) 색깔을 연계하는 경관 테마로 스토리텔링하고 7개 권역으로 도시 기능과 경관 이미지를 구현했다. 이에 따라 청라의 건축물, 조형물, 도로시설물, 교량 및 보행교 등 모든 시설과 구조물은 보석으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디자인됐다. 특히 커낼웨이(주운시설)는 고정 공사비로 작품성을 평가한 공모 작품이다. 또 예술작품으로 설치된 5개 폰드 내 시설물은 청라의 명소가 됐다.

청라는 하천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해안지형이다. 바다를 매립학 농경지로 활용한 간척지라서 물이 많은 연약층 지질이다. 해수면 상승, 하천의 범람 등 도시 안전에 취약한 여건이어서 방재도시로서의 '물의 도시' 개념을 도입하게 됐다. 먼저 30cm 이상 단지계획고를 높였다. 물을 적극 끌어들여 청라호수공원과 커낼웨이의 친수 공간을 구현했다. 홍수에 대비해 저류기능(약 150만 7000㎥)과 중앙호수공원이 연결되는 커낼웨이, 공촌천, 심곡천 등 4곳에 갑문을 설치학 비상시 구역별로 대처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공촌천과 심곡천과 연결되는 갑문은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주운시설로 설계하여 미래의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아라뱃길로 연결되는 바다, 호수공원과 커낼웨이, 공촌천과 심곡천을 연결하여 배를 타고 다니면서 쇼핑과 위락, 편익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친수공간을 계획했다. 청라 경제자유구역은 우리나라 신도시 역사상 최초로 배를 타고 다니면서 쇼핑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시설계를 도입한 도시다. 청라의 중심 상권을 주운시설 주변에 배치하는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주운의 접안시설과 연계했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리버워크(왼쪽)와 인천 청라국제도시 커낼웨이. /이승우


청라와 공통점이 많은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는 강을 운하로 끌어들여 상업과 쇼핑, 위락 등의 수변공간을 조성해 도시 경제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킨 대표적인 친환경 도시이다. 청라 주운시설의 형식·구조·보수·정비, 갑문, 운하의 폭, 유람선 등 적지 않은 부문 설계에 샌안토니오 시설이 참고가 됐다. 샌안토니오 방문을 통해 주운의 폭이 10m 내외이지만 운송 기능을 충분히 담당하고, 양측 수변공간의 체감 거리를 해소하면서 하나의 거리로 통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청라 주운의 폭을 당초 계획 20m에서 8~10m로 변경하여 토지 이용의 효율을 높였다.

청라호수공원은 인공호수이다. 공원 면적 72만 6000㎡, 담수 면적 24만 3000㎡로 일산호수공원과 유사한 규모이다. 배가 오갈 수 있는 주운시설은 폭이 50m, 연장 4km 이상으로 호수와 연결되어 있어서 전체 호수공원 규모는 더 크다 할 수 있다. 저수량은 24만 3000㎥ 규모이다. 수질관리를 위해 한강에서 정수장으로 가는 상수도 원수를 끌어들인다. 부영양화·녹조화를 방지하기 위해 2년간 수리모형시험을 시행한 후 하수처리장의 3차 처리수 활용, 수질 정화시설 구축 등 이중 삼중으로 안전대책을 강구했다.

당시 청라·영종지구의 가장 큰 쟁점은 제3연륙교였다. 청라·영종 경제자유구역의 인·허가 조건으로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인천대교 시행자와 협의할 사안이 어려워 건설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추진 과정에서 손실보상금 문제로 국제 중재까지 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준공을 앞두고 있다.

청라 주민 입주가 시작되면서 서울 방향의 IC 계획이 없어 큰 혼란이 예상됐다. 당시 IC 건설에 국토부와 공항고속도로 측의 반대 입장이 강경하고 인천시도 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IC 건설에 따른 공항고속도로의 정시성 문제를 교통시설, 진출입 도로 추가 설치 등으로 해결하고, IC 건설비 전액을 LH에서 부담하는 적극적 대안을 마련해 마침내 현재의 청라IC가 건설될 수 있었다.

청라 지역은 주변 지역이 쓰레기매립장, 화력발전소, 서부산업단지, 화학 및 정유공장 등이었기 때문에 주거단지로 개발하기엔 어려운 환경이었다. 농지 매립 과정에서 200만 톤 이상의 생활쓰레기가 확인되어 환경오염 매립토 전량을 외부로 반출했다. 3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대부분의 신도시는 임야, 전답 등 토지이용도가 떨어지는 지역에서 개발 사업이 이루어지나 청라같이 환경적으로 버려지고 방치된 토지를 막대한 자본과 기술에 힘입어 스마트한 첨단도시로 탈바꿈시켰다는 것은 국내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국토 재생사업이다.

청라국제도시는 경제자유구역사업지구인 만큼 신주거 개념의 공간, 복합 레저 공간, 글로벌 금융타운, 외국의 선진 경영 및 외자 유치 등 국가경쟁력 확보의 정책 목적으로 탄생됐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혁신적인 토지 이용 계획이나 첨단 기반시설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푸른 보석 같은 도시를 조성하여 한국의 도시 수출 모델을 만드는 전략 사업지구이기도 하다.

청라의 꿈은 국가적 랜드마크인 450m의 청라시티타워가 완성되어 수백만 명의 관광객과 쇼핑객이 찾아오는 복합레저와 상권의 활성화이다. 커낼웨이의 주운시설, 경인아라뱃길과 한강을 통해 잠실까지 연결하는 물류와 신교통수단, 주변의 골프장과 첨단업무시설과 산업단지(IHP), 복합 상업시설, 글로벌 교육 및 의료시설, 예술과 문화시설로 채우는 것이다. 청라가 K-신도시 모델로서 신경제 비즈니스, 관광 레저 등으로 활력이 넘치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청라 상권 조성의 핵심 시설인 시티타워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 빠른 시일 내 착공되고, 주변의 주요 업무 및 편익시설, 교육시설, 지하철 등 도시 인프라가 계획대로 실현되면 청라의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글=이승우 인하대 도시재생학전공 초빙교수

기획=김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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