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택 부장판사의 면세점 명품 수수 의혹이 오늘(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아래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재판 기일 및 검찰 수사 중인 사안임을 이유로 김인택 부장판사는 국정감사에 불출석했지만, 부장판사의 명품 수수 의혹 및 대기업의 접대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현직 부장판사의 이러한 의혹에 대해 눈감고 있는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 행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뉴스타파는 지난달 19일부터, 김인택 부장판사의 명품 수수 의혹을 연속 보도하고 있다. 김인택 부장판사가 HDC신라면세점의 팀장에게 자신의 여권 사진을 전달해 톰브라운과 막스마라 등 명품 의류를 최대 95%까지 할인받아 대리구매했다는 의혹이다. 두 사람이 명품을 대리구매하며 함께 해외 여행을 다녀온 사실도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후 국회 법사위는 명품 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김인택 부장판사와 HDC신라면세점 황 모 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김인택 부장판사는 불출석했다. 그는 국회 법사위원장에게 보낸 사유서에서 “10월 21일이 재판 기일이라는 점과 검찰에서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한다고 밝혔다.
“김인택 판사와 공범 관계 아니냐”... 면세점 팀장은 수사 이유로 답변 거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황 모 HDC신라면세점 판촉팀장을 증인석으로 불러 세웠다. 박 의원은 “김인택 부장판사에게 대리구매해주고 접대도 해주고, 무슨 관계냐”, “알고 계신지 10년 넘었으니, 대리구매를 한번만 해준 것 아니지 않냐”고 물었다. 또 두 차례 해외여행이 골프 여행이 아닌지, 골프비는 누가 결제했는지, 법인카드로 결제했는지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또 박 의원은 “관세청에서 김인택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조사 조차 없었다”며, “황 팀장과 김인택 부장판사가 공범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황 팀장은 “지금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며,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대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실 관계를 묻는 것이지, 수사랑 무슨 상관이냐”고 증언을 촉구했다. 박은정 의원도 “증언할 것도 없는데 왜 나왔냐”고 질책했다.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 때문에 판사 일탈 이어져” 질타
박은정 의원은 최진수 대법원 윤리감사관을 증언석에 세우고, 골프 접대 의혹에 대한 윤리감사관실의 미흡한 대응을 질타했다. 또 박 의원은 윤리감사관실이 의혹에 대해 신속한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김인택 부장판사가 여권 사진으로 대리구매한 것은 공범 관계로 보여지는데, 빨리 조사해 검찰에 수사 의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최진수 대법원 윤리감사관은 “검찰 수사 중인 단계에서 인지를 하게 됐다”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최대한 엄중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귀연 부장판사 건도 그렇고, 김인택 부장판사 건도 그렇고 감나무 밑에 감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것인가요?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제대로 안 하니까,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 판사들의 일탈행위가 반복되는 것 아닙니까.”
-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2025. 10. 21)/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영훈 창원지법원장을 증인석에 세웠다. 그는 김인택 부장판사와 연수원 동기다. 서 의원은 김인택 부장판사가 700만 원 짜리 막스마라 명품을 35만 원에 구매한 행위에 대한 징계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영훈 창원지법원장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법원장님들께 오늘 국정감사를 계기로 판사님들. 국민들 위해서 바로 서 주십시오. 국민들이 여러분들을 믿고 따르고, 여러분이 결정내리고 판결내리는 것을 믿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여러분은, 여러분들의 아픈 손가락은 짜르지 않는 거죠?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2025. 10. 21)/국회 법사위 국정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