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제공 혐의'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의 허위 진술 확인

전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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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9.11. 오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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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성접대 제공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최소 두 차례의 허위 진술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노동진 회장 허위 진술① 내 몫의 술값만 계산했다

노 회장은 2023년 2월 수협중앙회장 선거에 당선돼 그해 3월 취임했다.

취임 직후 그는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해경의 수사를 받았다. 수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둔 2022년 12월 부산의 한 유흥주점에서 투표권을 가진 수협 조합장 5명에게 성접대 등의 향응을 제공한 혐의였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2023년 7월 해경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노 회장에 불송치 결정(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처분이 내려진 사유 중 하나는 혐의를 부인하는 노 회장의 진술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해경은, 노 회장이 수행비서를 통해 유흥주점 업주에게 30만 원을 계좌이체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게 어떤 돈인지 노 회장에게 물었다.

노 회장은 술값을 더치페이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술값으로 180만 원이 나왔는데, 자신과 이날 술자리에 참석한 조합장 5명 등 6명이 30만 원씩을 나눠냈다는 것. 위탁선거법을 어겨가며 조합장들에게 제공한 향응이 전혀 없다는 의미다.



내가 술자리 끝날 무렵 카운터에 나가 술값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그 남자(유흥업소 업주)로부터 180만 원 정도 나왔다는 말을 듣고 제가 계좌번호를 달라고 해서 받았고, 그 다음날 1/n로 계산해서 받은 계좌를 OOO(수행비서)에게 주면서 30만 원을 입금시켜주라고 했다.
- 노동진 회장에 대한 해경의 피의자 신문(2023.4.)




뉴스타파는 노 회장의 진술이 사실인지 검증했다.

일단 노 회장의 진술과 달리, 사건 당일에 나온 술값은 180만 원이 아닌 90만 원이었다. 해경이 유흥주점 업주의 진술 등을 토대로 특정한 유흥비용은 모두 310만 원. ▲90만 원이 술값 ▲220만 원은 성접대 비용이었다.

노 회장의 진술대로 업주에게 계좌이체한 돈이 정말로 '술값을 더치페이한 것'이라면, 노 회장이 입금해야 했던 금액은 30만 원(180만 원/6명)이 아니라, 15만 원(90만 원/6명)이다.

또 있다. 해경은 유흥주점 술값 90만 원을 조합장의 지인이 계산한 사실도 확인했다. 애초에 노 회장이 더치페이해야 할 술값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해경에 제출된 유흥주점 업주의 전화통화 녹음파일에서 업주는 '노 회장이 낸 비용은 30만 원이 아닌 220만 원'이라고 밝혔다. 조합장들의 성매매 비용 전액을 노 회장이 냈다는 증언이다.



계산하신 분은 저기 그날 아가씨 여섯 명, 저기, 3, 6, 18(30만 원X6명=180만 원)하고 호텔비하고 220만 원인가. 30만 원 떨어져(부족해서) 그 다음날 부쳤는데, 노동진 씨란 분이 계산 다 했습니다. 노동진.
- 유흥주점 업주 A씨의 증언




'내 몫의 술값만 냈다'는 노 회장의 진술은 어떻게 봐도 허위다.

노동진 회장 허위 진술② 2차(성매매)는 기억나지 않는다

해경은 노 회장과 수협 조합장 5명을 두 차례 조사했다. 노 회장은 두 차례의 조사에서 모두, 술을 마신 뒤 속칭 '2차(성매매)'를 갔냐는 질의를 받았다.

1차 조사에서 노 회장은 "2차 부분은 술에 취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2차 조사에서는 진술을 바꾼다. "여성 접객원과 호텔로 갔으나 술이 취하여 헤매다가 숙소로 돌아갔다"고 했다. 여성 접객원과 호텔에 간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이다.

'기억나지 않는다'와 '여성 접객원과 호텔에 간 건 맞다'. 1차 조사 때와 2차 조사 때의 진술이 완전히 다르다. 노 회장이 해경 조사를 받으면서 한 차례는 허위 진술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뉴스타파의 취재를 종합하면, 노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의 성접대 제공 등 자신의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해경에 최소 두 차례의 허위 진술을 했다. 그런데도 불송치 결정(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수협 안팎에서는 노 회장에 대한 수사가 다시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노동진 회장, 허위 진술 전면 부인

노 회장은 '내 몫의 술값만 냈다'는 진술이 허위라는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에 대해 "모임 다음날 동석자들에게 물어 술값이 180만 원임에 따라 6명 몫으로 나눈 30만 원을 계좌이체한 사실만 있다"고 주장했다.

2차(성매매)와 관련한 허위 진술에 대해서는 "당일 음주량이 많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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