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총리 지명선거…중의원 1차 투표서 판가름 날 가능성
교도 "다카이치, '전원 활약·전세대 총력 결집' 강조…젊은 층·여성 적극 발탁할 듯"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21일 일본의 최초 여성 총리로 취임한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오후 임시국회에서 진행되는 총리 지명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 후임으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4일 있었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당권을 거머쥔 그는 26년간 자민당과 연정을 유지해온 공명당이 이탈해 위기를 맞았으나,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손잡고 새로운 연정을 구성하기로 전날 합의했다.
총리 지명선거는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이 각각 실시한다. 투표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결정을 우선한다. 중의원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두 후보자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결선 투표에서는 과반 특표가 필요하지 않으며 다수 득표자가 총리로 최종 선출된다.
자민당과 유신회의 중의원 의석수는 각각 196석과 35석으로, 과반인 233석에는 2석 모자란다. 다만, 무소속 의원 4명가량이 다카이치 총재에게 투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1차 투표에서 결과가 판가름 날 수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재의 총리 선출이 확정되면 그는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해 초대 총리에 오른 이토 히로부미 이후 제104대 일본 총리가 된다. 다카이치 총재는 일왕의 임명 절차인 친임식(親任式)과 각료 인증식을 거쳐 새 내각을 정식으로 출범시키게 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인 관방장관에는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 외교 정책을 담당하는 외무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이 각각 기용될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각료로 등용할 방침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방위상, 하야시 장관은 총무상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재가 인사 방침으로 '전원 활약, 전세대 총력 결집'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젊은 층과 여성을 적극적으로 각료로 발탁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자민당은 기존 연정 관계를 맺었던 공명당에는 국토교통상 자리를 줬는데, 유신회는 연정에 참여하더라도 일단 입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 같은 '각외(閣外) 협력'은 정권 운영에 대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가벼워 양당이 합의하지 않은 사안이 부상하고 이에 대한 견해차가 커지면 유신회가 정부나 자민당에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내다봤다.
자민당이 중도 보수 성향 공명당과 결별하고 강경 보수 성향 유신회와 손잡으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정책은 보수색이 짙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재는 총리 취임 이후 고물가 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 외교 일정도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