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첫 명절 연휴,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량 1위는 '수갑 체포' 이진숙
2위는 '국감 데뷔' 관심 쏠린 김현지…3위는 '냉부해' 논란의 李대통령
與 내부서도 우려 "대통령실 솔직히 대응했으면…이진숙 체포는 과잉"
이재명 정부 집권 후 처음 맞는 명절 연휴, 국민들은 어떤 정치 화두에 집중했을까. 시사저널이 10일 '네이버 데이터랩' 등을 통해 추석 연휴 기간(3~9일) 주요 정치권 연관 인사 키워드의 검색량 추이를 분석해봤더니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수갑 체포' 장면으로 관심을 모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국감 출석' 여부로 시끄러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거대양당 대표는 물론 '예능 출연' 논란의 이재명 대통령까지 제치고 1·2위에 올라선 것이다.
네이버 데이터랩 통계(일일 최대 검색량 100 기준)에 따르면, 이진숙 전 위원장은 연휴 기간 평균 검색량 지수 41로 선두를 달렸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조희대 대법원장 △김현지 제1부속실장까지 최근 정치권에서 자주 거론된 유력 인사 10명의 검색량을 비교해 도출된 결과다.
이 전 위원장의 검색량을 일별로 보면 자택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된 지 이튿날인 3일 검색량 지수 95로 시작해, 법원의 체포적부심사 결과 발표로 석방된 4일에는 최대치인 100까지 도달했다. 이후 5일부터 44→20→10→8→9로 검색 지수가 차츰 떨어졌다. 앞서 이 전 위원장은 공직 임기 중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정치 중립 위반' 발언을 해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여권으로부터 고발당했다.
평균 검색량 지수 2위는 39를 기록한 김현지 실장으로 나타났다. 그는 일별 59→41→42→40→36→25→27의 검색량을 기록했다. 이 대통령의 성남 라인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 실장은 최근 야권으로부터 국정감사에 직접 출석해서 '비선 논란' 등 각종 의혹을 소명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실장이 당초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서 국정감사 출석 사각지대로 꼽히는 현 보직으로 이동하면서 야권의 질타가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평균 검색량 지수 22(일별 21→19→17→31→30→20→16)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 역시 추석 연휴 기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국가적 혼란 상황에서 JTBC 예능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그럼에도 검색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이 전 위원장과 김 실장에게 더 쏠린 모습이다. 이어 거대양당 대표인 장동혁·정청래 대표는 각각 5와 3의 평균 검색량 지수를 기록했다. 나머지 인사들 역시 평균 지수 5의 벽을 넘지 못했다.
키워드 언급량은? 李대통령 1만4918번, 이진숙 3839번
포털뿐 아니라 SNS상의 모든 텍스트를 빅데이터로 분석해주는 '썸트렌드'를 통해 키워드 언급량을 비교한 결과에선 이 대통령이 압도적 1등이었다. 이 대통령은 연휴 기간 총 1만4918번(2855→2531→1882→1868→2297→1718→1767번) 언급됐다. 이어 이 전 위원장이 총 3839번(1161→1144→624→328→168→170→244)으로 2위, 김 실장이 총 2334번(532→328→324→336→263→234→317)으로 3위를 기록했다. 물론 이 대통령에겐 미치지 못했으나 두 여성의 존재감이 상당했던 셈이다. 장 대표와 정 대표는 각각 2063번과 1245번에 그쳤다.
결국 이번 추석 밥상 화두는 이진숙 전 위원장과 김현지 실장, 이재명 대통령 세 사람의 이슈가 사실상 잠식한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는 최근 본인들의 이슈 대응 방식에 대한 쓴 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 내외의 '냉부해' 논란이 여야 고발전으로 격화된 상황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처음부터 솔직하게 잘 대응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 이진숙 전 위원장의 체포부터 석방 과정에 대해선 "'경찰이 순진했거나 의욕 과잉이었다'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 지적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고 전했다.
반대로 같은 당 지도부가 분석한 추석 민심은 다른 결로 읽힌다. 정청래 대표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은 확실하게 빨리 해치워라, 언제까지 시간 끌 거냐. 민주당도 요즘 답답하다" "이러다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풀려나게 생겼다" 등의 민심 목소리를 들었다며 민심이 '내란 척결'과 '입법 개혁' 속도를 더욱 높이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 대통령의 예능 출연 논란을 직격한 국민의힘에 대해선 "밥상머리 교육이 절실하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은 세 가지 이슈를 고리로 다시금 공세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드러난 민심은 정말 살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야당탄압, 특검, 대법원장을 내쫓으려하는 것이 민생은 아니지 않느냐"고 직격했다. 이어 "이번 추석 연휴에 여당이 한 일은 대통령의 예능 출연을 비호하고 야당을 고발한 일 뿐"이라며 "대통령이 재난현장을 외면하고 예능에 출연하는 것도, 추석을 앞두고 이진숙 전 위원장을 불법적으로 체포하는 것은 민생이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