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포털 검색량에서 추석 연휴 내내 대통령·여야 대표 2배가량 앞서
李 정부 첫 국정감사 화두로 떠오른 '김현지 출석'…학력 등 기본 정보 '베일'
"李에게 NO라고 직언할 수 있는 인물"…與가 스스로 사태 키웠다는 지적도
이번 추석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른 이름은 이재명도, 정청래도, 장동혁도 아닌 '김현지'였다. 시사저널이 추석 연휴가 시작된 10월3일부터 닷새간 네이버 데이터랩 통계(일일 최대 검색량 100 기준)를 분석한 결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검색량이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모두 앞섰다. 특히 연휴 첫날인 10월3일에는 '김현지' 검색량이 100으로 '이재명'(36), '정청래'(7), '장동혁'(9)을 모두 합친 수치의 두 배와 맞먹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어떻게 대통령실의 많은 참모 중 한 명에 불과한 김현지 실장의 검색량이 대통령과 거대 양당의 대표보다 많을 수 있을까. 정치권은 대통령실의 '이례적인 인사'에 주목한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실이 김현지 총무비서관을 제1부속실장으로 전격 임명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무비서관은 김영삼 정부 이후 매번 국감에 출석해온 대통령실의 핵심 보직이지만, 제1부속실장은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결국 김 실장을 국감장에 세우지 않기 위한 자리 이동이라는 해석이 정치권 전반에 퍼졌고, 여기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 이재명 정권이 김현지 비서관을 '숨기기'로 정한 것 같다"고 직격하는 등 야권이 공세를 집중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번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도 김 실장이 총무비서관일 때 국회 운영위원회가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김 실장의 국감 출석 여부를 과도하게 방어하면서 사안을 필요 이상으로 키웠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김현지 프레임'에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논란 속에 대통령과 더 가까운 자리로 이동
권력은 거리에 비례한다는 평가가 많다. 각종 잡음과 논란에도 김 실장은 대통령과 한층 더 가까운 보직(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실장의 존재감이 단순히 한 명의 참모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는 해석이 끊이지 않는다. 그의 이름 앞에 '실세' '그림자 권력'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 이유도 그만큼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지낼 당시부터 '핵심 참모'로 통했다.
여권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제로 김 실장은 대통령에게 '노(NO)'라고 말하며 직언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물로 전해진다. "이재명 대통령도 본인에게 가장 직언을 잘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인식할 정도"(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강선우(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아웃(낙마)되는 데 있어서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전화했다는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이 강한 부정을 못 했다"(김기흥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는 말이 뒤따르는 이유다.
존재감이 막강한데도 여전히 김 실장의 출신 지역, 학력, 경력 등 기본적인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실 브리핑과 국무회의를 생중계하고, 대통령실 직원 명단까지 공개하며 줄곧 '투명성'을 강조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서 "어느 정권에서나 실세가 있었지만, 그들은 공개적으로 활동해 다 아는 사람이었다"며 "이분(김 실장)은 너무 비밀이 많으니 오히려 오해가 생긴다. 어느 대학 나왔는지는 개인정보가 아니다. 고위 공직자는 이런 걸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실장의 국감 출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김 실장의 국감 출석 여부는 국회 결정에 달렸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