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강렬한 지지층 의견, 도움 되기도 하지만 어려움 있기도"
법사위 주도한 '조희대 청문회' 두고는 "썩 좋은 모습 아니야"
대통령실도 '달라진 여당' 주문…우상호 "방식에서 변화를 줄 때"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최근 하락하면서 당정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여권 일각에선 강성 당원들의 강한 지지를 받는 정청래 대표,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의 최근 행보가 역풍을 부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내부 비판을 자제하던 대통령실과 친명(親이재명)계에서도 '당의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달 29일부터 이번 달 1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57%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인 2주 전 조사(9월15~17일)보다 2%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부정 평가 응답은 34%로 직전보다 3%p 상승했다(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5.6%).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2∼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52.0%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1.0%p 하락한 수치로, 이 대통령 지지율은 9월 첫째 주(1~5일) 56.0%를 기록한 뒤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p, 응답률은 4.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정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같은 민심의 흐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국정 지지율이 흔들릴 시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검찰-사법-언론 3대 개혁'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각에선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의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탄핵 공세' '청문회 공세'가 민심 이반을 낳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2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지지율이 떨어지는지, 집권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다시 한번 성찰하고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최근 동반 하락한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와 조희대 청문회를 진행했던 법사위원장 등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 등의 '강성 행보'가 '통합과 실용'을 내세운 정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강렬한 지지층 의견에 따르는 지도부나 의원들의 반응이 일부분에서는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어려움이 있기도 한 상황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정당 지지율에 반영됐다는 생각"이라고 봤다.
김 의원은 법사위가 당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의결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가 결국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가 된 것에 대해서도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며 "법사위가 재구조화 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금 법사위는) 너무 소모적이고 국민들 보시기에 적절한 법사위 운영은 아니다"라며 "더이상 법사위가 마치 대한민국 국회의 표본인양 보이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당의 최근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도 유사하다. 검찰 개혁, 사법 개혁 등의 방향에 있어서 당정간 큰 이견은 관측되지 않으나, 그 속도나 시기 등을 두고는 시각차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특히 대통령실은 여당 일각의 정부와 합의되지 않은 '돌발 행보'가 계속될 시 '이재명의 시간'을 가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상호 대통령 정무수석은 지난달 30일 SBS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개혁과제를 실천하는데 왜 지지율이 오르지 않을까를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당이 강하고 선명하게 가는 것이 필요하지만 방식에서는 변화를 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