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여론' 커지자 임명 9일만에 사직서 제출
한희경 관장 "도민 정서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
음주운전 등 5번의 전과 이력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전북 서울장학숙 한희경 관장(가급)이 결국 사임했다.
11일 전북도에 따르면 한 관장은 전날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진흥원은 조만간 수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임명된 지 9일 만이다.
전직 전북도의원을 지낸 한 관장은 지난 1일 서울장학숙 관장으로 임명됐으나 과거 전과 이력이 재차 주목되며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세 번의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 한번, 공직선거법 위반 등 5번의 전과 기록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전과 기록은 12∼13년 전의 일이어서 서울장학숙 관장으로 임명되는 데 결격 사유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한 관장은 자신의 과거 이력이 논란이 된 데 대해 "지난 10년 간 늘 자숙하는 마음으로 살아왔다"며 "이번 기회를 반면교사 삼아 국가와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더 정진하겠다"는 취지로 말해 자진사퇴를 사실상 거부했다.
전북도 또한 "오랜 과거의 일을 들춰서 자격을 운운하는 것은 좀 과도하지 않나"며 "거취는 본인 판단에 달렸다"고 안일한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 이후 여론은 들끓었다. 누리꾼들은 '미래 세대에게 뭘 가르칠 것인가', '학생이 음주하고 밤새고 와도 할 말 없겠네', '평생 살면서 과태료 한번 안 내고 사는 분들도 많은데, 부끄럽게 왜 나대냐' '모든 음주 운전자를 공직에서 파면시켜라'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5번의 전과가 있는 사람에게 학생들을 맡기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전북도 안팎에서는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지역 정관가에선 한 관장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 관장도 언론 보도로 자신의 과거 이력이 알려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거취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여론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악화하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한 관장은 사직서를 내면서 '도민들 정서에 부응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며 '지역사회와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었는데 기회를 놓쳐 안타깝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