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인재 3분의 1 이상 해외 대학원 진학…순유출국"

이채린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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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보고서 공개
미국과 한국의 AI 분야 피인용수 상위 25% 인재 이동을 나타내는 표. ASPI/산기협 제공
미국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자국우선주의 정책 등으로 인공지능(AI) 인재들의 이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이 이런 해외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글로벌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는 21일 '글로벌 AI 인력 현황-국내외 관련 지표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공개했다.

산기협은 미국 스탠퍼드 인간중심 AI 연구소(HAI)의 AI Index 2025,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인재 흐름(Flow of Human Talent)’ 데이터 등 해외 주요 연구 기관의 AI 관련 발간 자료와 국내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종합 분석해 한국의 AI 인재 확보의 현주소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AI Index 2025는 전 세계의 AI 연구개발 현황, 기술 성능, 경제, 정책, 교육 및 공공 인식 등에 대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데이터다. 지난해 발표된 ASPI의 인재 흐름 데이터는 2019~2023년 AI 분야 피인용수 상위 25% 인재의 학부-대학원-고용 단계별 이동을 분석한 것이다.

먼저 호주 ASPI가 공개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은 AI 분야 학부 졸업생의 93.7%가 자국 대학원에 진학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3분의 1 이상(38.6%)이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국 대학원에 진학한 비율이 32.9%에 달했다.

국내 AI 인력 기반은 견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Index 2025에 따르면 한국은 2024년 기준 AI 인재 순유출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순유출국이란 유입된 인재보다 해외로 유출된 인재가 많은 나라를 말한다.

또한 올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인 '2024년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AI 분야 종사자 중 외국인 인재는 604명(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지난해 공개한 '국가전략기술 R&D 인력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서는 국내 AI 유관 학과 박사 졸업자 수가 2021년 394명에서 2023년 386명으로 감소하는 등 인재 공급이 취약한 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 학술지 네이쳐(Nature)가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민 정책 변화로 인해 미국 내 과학자 응답자의 약 75%가 ‘미국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기협 보고서는 "유럽연합이 ‘과학을 위해 유럽을 선택하세요(Choose Europe for Science)’ 이니셔티브(정책 계획)를 발표하는 등 주요국들이 미국 이탈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토대로 산기협은 △‘AI를 위해 한국을 선택하세요(Choose Korea for AI)’ 이니셔티브 추진을 통한 학계 중심의 해외 우수 인력 유치 △전문연구요원제도의 AI 분야 확대 적용을 통한 국내 핵심인재 유출 방지 △중소·벤처기업의 외국인 인력 활용을 돕는 통합 인턴십 프로그램 도입 △K-Tech Pass 적극 활용 및 FAST-Track 비자 제도 확대를 통한 정착 지원 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고서곤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미국의 인재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지금이 바로 한국이 글로벌 인재 유치 경쟁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골든타임이다”며 “국내 핵심 인재의 유출을 막는 동시에, 미국의 비자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해외 우수 인재들이 한국을 새로운 대안으로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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