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있는 아동, 간식 위주로 먹으면 가려움 심해진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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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1. 오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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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위주 식단은 아토피피부염 아동의 가려움증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이 확인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밥보다 간식을 많이 먹는 아토피피부염 아동 환자의 가려움 증상이 더 심하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분석결과가 제시됐다. 개인 맞춤형 식단이 아토피피부염 아동 환자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삼성서울병원은 정민영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혜미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임치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산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취학 아동의 음식 섭취 패턴과 장내 미생물, 아토피피부염 증상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소아청소년 알레르기와 면역학’에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적으로 가려움, 건조함, 습진 등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에 식이 관리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그동안 부족했다.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과 식이 형태 간 상관성을 밝혀 일상에서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3~6세 미취학 아동 75명을 대상으로 ‘한식 위주 식단’ 그룹과 ‘간식 중심 식단’ 그룹으로 나눴다. 간식 중심 식단은 밥보다 간식 섭취가 잦은 식단을 의미한다. 식단 유형은 식품섭취빈도조사와 자녀가 24시간 내 먹은 음식에 대한 부모 기록을 기반으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한식 위주 식단 그룹은 수면을 방해하는 수준의 가려움이 1.75점, 간식 중심 식단 그룹은 3.5점으로 간식을 많이 먹을수록 가려움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지수인 ‘소아 피부과 삶의 질 지수’(CDLQI)에서는 한식 위주 식단 그룹이 2.34점, 간식 중심 식단 그룹이 7.25점으로 간식 중심 식단 그룹의 삶의 질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피부 질환 때문에 잠에 문제가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에 한식 위주 식단 그룹은 잠을 설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답한 반면, 간식 위주 식단 그룹은 빈번하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장-피부 축’의 영향으로 섭취한 음식이 장내 세균 변화를 일으키고 아토피피부염 증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장-피부 축은 장 건강과 피부 상태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라는 의학 이론이다.

간식을 즐겨 먹는 아동의 장에는 ‘도레아(Dorea)’와 ‘애너로스티페스(Anaerostipes)’라는 특정 미생물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특징이 확인됐다. 밥을 즐겨 먹는 아동보다 가려움증이 심하고 삶의 질은 더욱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상관성이 확인됐다.

한식 위주 식단 그룹 중 아토피피부염이 없는 아동의 장에는 유익균인 ‘오실리박터(Oscillibacter)’가 풍부했다. 오실리박터균은 김치를 먹을수록 늘어난다는 점도 확인됐다. 아토피피부염 아동 중 오실리박터균이 풍부한 아동은 상대적으로 가려움이 덜한 경향도 나타났다.

비타민 C 섭취량이 적을수록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지표(EASI, SCORAD)가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정민영 교수는 “전문의 상담없이 아토피피부염 아동 환자에게 계란, 우유 등을 무분별하게 제한하기보다는 아이의 발달 단계와 기호에 맞춘 균형 잡힌 식단과 비타민C를 포함한 맞춤형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 며 “이번 연구는 질환별 개별 식이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111/pai.70202

삼성서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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