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주사, 6주 내 두경부암 종양 크기 줄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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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나 목에 생기는 두경부암 종양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주사요법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주사 치료로 두경부암 종양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매우 고무적인 임상 결과라고 환영했다.

두경부암은 머리(두)와 목(경)에 생기는 암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추정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두경부암은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흔한 암이다. 매년 세계적으로 약 89만건의 신규 확진 사례가 발생한다.

두경부암 환자는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으로 표준 치료를 받는다. 치료 후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되면 면역요법과 백금화학요법이 시행된다. 백금화학요법은 백금 기반 약물이 암세포의 DNA에 결합해 복제와 분열을 막고 암세포가 사멸되도록 만드는 치료 방법이다. 면역요법과 백금화학요법도 통하지 않았을 때는 적용 가능한 치료 방법이 거의 없다.

영국 암연구소 연구팀은 17~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 컨퍼런스’에서 표적항암제 ‘아미반타맙’ 삼중작용요법이 면역요법과 화학요법을 받은 재발성 또는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낸다고 발표했다. 삼중작용요법은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작용 메커니즘을 가진 치료법이다.

재발성 또는 전이성 두경부암에 삼중작용요법을 테스트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사 제형 스마트 약물인 아미반타맙은 세 가지 방식으로 암을 치료한다. 종양 성장을 돕는 단백질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암세포가 치료를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로인 '중간엽-상피 전이(MET)' 등 두 가지 주요 경로를 차단하고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약물이 종양을 더 잘 공격하도록 만든다.

연구팀은 영국을 포함한 11개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미반타맙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임상 참여 환자 86명은 재발성 또는 전이성 두경부암을 앓고 있으며 면역요법과 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연구팀은 임상 참여자 절반에게 아미반타맙을 투여했다. 그 결과 76%가 종양이 줄거나 종양 증식이 멈추는 결과를 보였다. 평균 6주 이내에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임상에 참여한 칼 월시라는 59세 남성은 19일(현지시간) 컨퍼런스에서 “임상 전에는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식사도 어려웠다”며 “임상 참여 후에는 부기가 많이 가라앉았고 예전 같은 통증이 없어 가끔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잊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은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수준을 보였다. 환자들은 전반적으로 아미반타맙 치료를 잘 견디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아미반타맙이 두경부암 환자 치료 방식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환자가 병원에 앉아 몇 시간을 기다리며 치료를 받았다면 앞으로는 피부 아래에 간단히 주사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케빈 해링턴 영국 암연구소 교수는 “6주 내 두경부암 환자의 종양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무적인 임상 결과”라며 “수많은 치료를 시도하고 견뎌낸 환자들에게 혜택이 생긴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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