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사랑탐사대는 동아사이언스 과학 잡지 ‘어린이과학동아’와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가 2013년부터 진행해 온 시민과학 프로젝트다. 참가자들은 탐사대원으로서 우리 주변의 생물 16종을 탐사해서 기록한다. 과학자들은 이 기록을 연구 자료로 활용한다.
이날 진행된 ‘나비야, 나랑 놀자’ 현장 교육에는 파타고니아 코리아가 함께 했다.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지속가능성과 환경보호를 추구하는 친환경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로, 현장 교육에 참여한 대원들을 위해 탐사 장비와 간식을 지원했다.
‘나비야, 나랑 놀자’ 현장 교육은 추헌철 서울시 동부공원여가센터 공원여가과 연구원이 이끌었다. 추헌철 연구원은 서울숲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나비의 분포와 생태를 연구한다.
나비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곤충이다. 온도와 습도, 생태계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아 서식지를 옮기거나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나비 7종을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으로 지정해 분포와 생활양식, 개체군 크기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나비는 꽃에서 나는 꿀을, 애벌레는 잎을 먹고 산다. 강서습지생태공원에는 달맞이꽃과 개망초 같은 야생 풀꽃부터 버드나무 등 거대한 나무까지 다양한 식물들이 심겨 있어 여러 종의 나비를 볼 수 있다.
추헌철 연구원은 나비 애벌레를 찾으면 “갉아 먹힌 잎 주변에 배설물이 있다면 그 근처에 애벌레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원들은 추헌철 연구원의 설명에 따라 꽃밭과 나무 근처에서 나비와 애벌레를 찾아 나섰다.
이후 대원들은 큰주홍부전나비와 네발나비, 부처나비, 줄점팔랑나비 등을 발견했다. 그중 큰주홍부전나비는 원래 파주나 영흥도 등 북쪽 지역에서 살았지만 최근에는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에서도 발견된다.
유럽에서는 서식지가 줄어 멸종위기에 처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서식지가 넓어지고 있어 해외 나비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버드나무 근처에서는 황오색나비 애벌레와 꼬리명주나비도 발견됐다. 황오색나비는 버드나무잎을 먹고 자라며 머리에 난 브이(V)자 모양의 더듬이가 특징이다.
탐사를 마친 ‘준선’ 팀의 황이준 대원은 “원래 숲에서 나비를 보는 걸 좋아하는데 오늘 처음으로 큰주홍부전나비를 발견해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서원’ 팀의 장서원 대원은 “지구온난화가 나비의 서식지에도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되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