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비만 환자 수천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희귀 유전자 'MC4R'이 비만뿐 아니라 콜레스테를 수치, 심장 질환 발병률과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16일(현지시간)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비만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여겨지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동시에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MC4R가 발현된 비만인 사람들은 체질량 지수(BMI)가 비슷한 사람보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고 심장 질환 발병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체중을 조절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비만인 사람 중 일부가 심장 건강을 유지하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뇌에서 배고픔을 억제하는 핵심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 'MC4R'에 주목했다 .
MC4R이 활성화되면 뇌에서 음식 섭취를 줄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MC4R 작동을 방해하는 돌연변이가 발생해 MC4R가 기능을 상실하면 이러한 신호가 전달되지 않고 배고픔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어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연구팀은 "MC4R에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보유한 사람들은 비만에 걸리기 쉽다"며 "비만 환자의 약 1%, 비만 아동의 최대 5%가 MC4R을 손상시키는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존 비만 유전학 연구, 영국 바이오뱅크 등 2개 연구에 참여한 사람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해 이러한 돌연변이를 가진 수백 명의 사람을 찾아냈다 .
비만 유전학 연구에서 성인 144명이 MC4R 유전자를 무력화하는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참가자들은 MC4R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비슷한 수준의 비만도를 보이는 사람들보다 혈압과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의 수치가 더 낮았다.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 참가자들을 분석한 결과 MC4R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은 MC4R을 가지고 있고 체중이 비슷한 참가자보다 혈액 속 지방 성분인 '지질' 수치가 낮고 사람들보다 심장병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단에 포함된 지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실험한 결과 MC4R 단백질이 결핍된 11명의 사람과 MC4R 단백질을 가진 비만인 15명의 사람의 고지방 식사 후 지질을 처리하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MC4R이 체내에서 지방을 처리하는 방식과 관련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연구결과는 뇌와 지질 대사 사이의 중요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비만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흥미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MC4R 돌연변이의 성별에 따른 효과를 조사할 계획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MC4R 유전자 활성에 영향을 주는 돌연변이를 가진 중년 여성은 중년 남성보다 돌연변이의 영향으로 인한 BMI 증가 폭이 약 두 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자료>
-https://doi.org/10.1038/s41591-025-039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