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인공혈액 대량 생산한다…'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 개소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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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우주의학 연구 시대가 열릴 예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우주는 미세중력, 진공, 방사선 등 지구와는 다른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우주에서 의학 연구를 진행하면 인체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현대 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 국내에서 우주의학 연구가 본격화된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6일 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산하에 ‘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를 개소했다. 보건복지부 과제(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선정에 따라 2029년 4월 30일까지 108억원을 지원받아 인공혈액 개발에 나선다.

자원 탐사를 목적으로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거나 이주 목적으로 화성을 테라포밍(지구화)하기 위한 우주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인간이 지구 외 행성에서 살 준비를 하는 셈이다. 우주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려면 우주에서의 생리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우주의학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우주의학은 현재 지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지구의 중력 환경에서 할 수 없는 연구를 미세중력 환경에서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줄기세포는 중력 환경보다 미세중력 환경에서 더욱 빠르게 분화된다. 중력에 의한 물리적 자극이 사라지면서 세포 분화가 촉진된다. 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이용해 조혈모세포(혈액세포를 만드는 줄기세포)와 인공혈액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수혈용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방안이다.

주지현 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장이 16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 플렌티컨벤션에서 열린 센터 개소식 기념 심포지엄에서 센터 연구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주지현 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장(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은 16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 플렌티컨벤션에서 열린 센터 개소식 기념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한국전쟁 때부터 혈액과 수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헌혈이 막히면서 혈액이 부족해졌고 줄기세포를 이용해 혈액을 만들자는 정부 과제가 제시됐다”고 말했다.

정부 과제에 선정된 센터는 우주 환경에서 iPSC를 키워 혈액을 만들기로 했다. 주 센터장은 “센터는 정부 과제에 선정돼 iPSC로 인공혈액을 만드는 우주의학 연구를 진행한다”며 “iPSC를 제조하고 증식한 뒤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를 만든 다음 조혈모세포, 인공적혈구로 발전시키는 연구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지구에서 iPSC를 분화시키는 공정을 확립하고 미세중력 모사 환경에서 인공혈액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한다. 최종적으로는 인공위성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iPSC를 조혈모세포 및 인공혈액으로 바꾸는 실증에 나선다.

연구에 참여하는 바이오기업 ‘입셀’은 우주 환경에서 iPSC 기반 재생의료 치료제를 제조하기 위한 공정 개발에 나서고 우주개발기업 ‘루미르’는 인공위성 기반 세포 자동 배양기를 개발하며 우주 실증 플랫폼을 구축한다.

주 센터장은 “내년 2월 처음으로 다양한 세포주를 우주로 보내는 실험을 진행하게 된다”며 “2027년에는 루미르 인공위성의 바이오모듈 탑재체 우주 실증을 하고 2029년에는 ISS에서의 인공혈액 제조 실험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하버드대 의대는 지난해 우주의학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우주 강국인 미국조차 우주의학은 이제 연구가 시작되는 분야다. 국내에서의 우주의학연구센터 개소는 한국이 우주의학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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