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터 장치를 1인치로" 초미세먼지 측정기 혁신…美서 사업화 추진

이병구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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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창업기업 '공감센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창업 기업이 실시간·초소형 초미세먼지 측정기를 개발했다. 1시간 평균만 내던 측정값을 초 단위로, 너비 1m의 기존 대형 제습 장치를 1인치(약 2.5cm) 수준으로 줄여 대기질 측정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ETRI는 창업 기업인 공감센서가 초소형 가열식 제습장치를 탑재한 광산란 방식의 초미세먼지·극초미세먼지 측정기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측정기의 성능 검증 결과는 미국 남부 해안 대기질 관리청(AQMD)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됐고 관련 기술은 미국에서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전세계 대기질 관리에 40년간 사용되고 있는 '베타선 감쇠법'은 공기를 포집해 분석하고 1시간 평균값만 제공한다. 초 단위 변화를 잡아내지 못하고 저농도에서는 데이터 신뢰성이 떨어진다. 또 장비 운용에 필요한 약 1m 크기의 대형 제습 장치가 전력을 많이 소모하고 설치와 유지보수가 까다로운 등 제약이 많다.

연구팀은 초 단위 측정이 가능한 광산란법을 활용해 초미세먼지 측정기를 개발했다. 빛이 입자에 부딪쳐 산란되는 현상을 이용해 입자의 크기와 모양,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미세먼지 측정 환경은 건조하게 유지돼야 한다. 연구팀은 측정기에 필요한 제습 장치가 과열되지 않도록 인공지능(AI)으로 정밀 제어해 1인치 수준으로 소형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2023년 극지연구소의 쇄빙선 아라온호에 공감센서의 초미세먼지 측정기를 탑재하는 모습. ETRI 제공
개발된 장치는 2023년 극지연구소의 쇄빙선 아라온호에도 탑재돼 극한환경인 남극과 북극항로에서 데이터 누락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주관한 아시아 대기질 공동 조사(Asia-AQ) 캠페인에도 참여해 글로벌 신뢰성까지 확보했다.

공감센서는 실시간 개인 맞춤형 대기질 알람 서비스 '에어알람G' 앱을 개발했다. 사용자의 건강 상태에 맞춰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설정하고 알람을 통해 초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도로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측정 실증을 통해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고품질 도로 대기 데이터도 확보 중이다.

2020년 영국에서는 교통량이 많은 도로 주변에 살던 9세 소녀 엘라가 천식을 앓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이 인정된 첫 사례로 꼽힌다. 손명희 공감센서 대표는 "20여년간 ETRI 연구원으로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엘라와 같은 대기 오염 피해 사례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공감센서의 광산란법 기반 초미세먼지 측정기와 알람 앱 기술 개념도. 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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