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니 디미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영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13일 국제학술지 ‘인간 영양 및 식이요법학’과 ‘신경위장학 및 운동성’에 만성 변비가 있는 성인 환자를 위한 식이 지침을 소개했다. 연구팀의 지침은 영국영양사협회(BDA)의 승인을 받았다.
배변 횟수가 주 3회 미만이거나 단단한 변을 보는 등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변비에 해당한다. 만성 변비는 복부 팽만감, 복통, 소화 불량 등을 유발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질, 치열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 변비를 개선하기 위한 현재의 임상 지침은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게 핵심이다. 연구팀은 메타 분석, 권고 평가·개발 등급화 기준(GRADE) 프레임워크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임상 지침을 마련했다. GRADE 프레임워크는 체계적으로 문헌을 고찰하거나 진료지침을 개발할 때 근거 기반에서 평가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드는 표준화된 방법론이다.
영양사, 영양학자, 소화기내과 전문의, 위장관 생리학자, 일반의 등 다학제 전문가 패널이 연구에 참여해 변비 개선과 관련한 임상시험 및 연구들을 검토하고 새 임상 지침 근거를 마련했다.
새 지침에 따르면 차전자피(질경이 씨앗 껍질) 식이섬유 보충제, 인체에 이로운 균인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산화 마그네슘 보충제 복용은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일반적으로 널리 권장되는 고섬유질 식단과 센나 잎 추출물 보충제는 변비 완화 증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새 지침은 대변 빈도, 대변 농도, 삶의 질 등 개인의 상황에 맞춰 식이요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 세계 진료 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임상 의사 친화적 도구다.
연구팀은 “그동안 고섬유질 식단을 유지하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 개선에 이점이 있으며 변비 예방 및 개선을 위한 필수 권장 사항이었다”며 “이번 연구에 따르면 섬유질이 실제로 변비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 지침은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식이 전략”이라며 “새 지침을 통해 임상 현장에서 의사, 간호사, 영양사들의 변비 환자 관리 방식을 바꾸도록 만드는 것이 연구의 목표”라고 말했다.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식품을 좀 더 세밀하게 나누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