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경 차관, 머리는 숙였으나 사퇴는 없었다... 여야 모두 질타

신지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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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유튜브 발언 공식 사과
"국민 여러분 눈높이에 못 미쳐"
박지원 의원 "국민 비위 상해"
야당은 "사퇴촉구안 결의 필요"
이 차관 본인은 "최선 다하겠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23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유튜브 캡처


배우자가 30억 원대 고가주택을 전세를 끼고 매매(갭투자)했다는 비판을 받은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결국 사과했다. 이 차관은 해당 논란 외에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돈 모아 집값이 내리면 사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여당에서마저 이 차관이 자리를 내려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그는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 차관은 23일 오전 국토부 유튜브 계정 생중계를 통해 "저의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는 한참 못 미쳤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의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배우자 명의로 경기 성남시 백현동 33억 원대 아파트를 갭투자로 매매해 부동산 정책을 설계·실행하는 핵심 인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차관 배우자는 지난해 7월 29일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면적 117㎡를 33억5,000만 원에 매수한 뒤 그해 10월 5일 14억8,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두 달여 뒤인 12월 19일에서야 소유권을 이전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금을 끼고 잔금을 치르는 전형적인 갭투자 방식으로, 정부는 최근 잇단 부동산 정책을 통해 갭투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차관은 최근 부동산 관련 유튜브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부읽남TV' 채널에 출연해 한 발언들과 관련해서도 사과했다. 19일 게재된 영상에서 이 차관은 "지금 (집을) 사려고 하니까 그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화돼 가격이 최소한 그대로 있거나 낮아지고, 내 소득이 쌓이면 그때 가서 (집을) 사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차피 기회는 돌아오게 돼 있다고 본다. 너무 실망하실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이날 이 차관은 "국민 여러분께 정책(10·15 대책)을 보다 소상하게 설명드리는 유튜브 방송 대담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시는 국민 여러분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여당서도 "사퇴해야" 야당은 "사퇴촉구안 논의필요"



부동산 정책에 관한 국민 신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이 차관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자 여권 내부에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 비위를 상하게 그따위 소리를 하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며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해임(의견)을 김민석 국무총리한테 내는 것이 좋고 대통령은 무조건 책임을 물어서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차관에 대한 사퇴촉구결의안 채택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이 차관은 대국민 사과에서 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이 차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겠다"면서도 "앞으로 부동산 정책의 담당자로서 주택 시장이 조기에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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