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원 넘는 환율도 부담으로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7, 8월에 이어 세 번 연속 관망을 택했다. 수도권 집값이 치솟으면서 불어난 가계부채 안정화에 방점을 찍은 결정이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가시화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금리를 내리면, 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에 불을 지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택 가격 급등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커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인 10·15 대책이 제 효과를 낼 때까지 보조를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다시 1,430원 선을 오가는 원·달러 환율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까지 나섰지만 이달 14일 환율은 1,431.0원(주간거래 종가 기준)을 찍었다. 약 6개월 만이다. 9월부터 2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환율 변동폭은 50원이 넘는다. 연초에도 이같은 환율 변동성 확대가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시장의 눈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인 11월로 옮겨갔다. 글로벌 무역환경의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 등에 따라 여전히 경기부양 필요성이 크고, 지난달 미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가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 폭도 넓어진 상황이다. 현재 한국(2.50%)과 미국(4.25%) 간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