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곳에 닿을 수 없을 듯"
러시아와의 합의점 못 찾은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예정했던 회담을 취소한 것에 대해 "내겐 옳지 않다고 느껴졌다"며 이유를 밝혔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곳에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만날 것"이라 짧게 덧붙였다.
지난주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2시간에 걸친 통화에 대해 "매우 생산적"이라고 묘사하면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2주 내 회동하겠다고 말했다.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라고 압박하면서 욕설을 하고 지도를 내던지는 등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지원해 달라는 우크라이나 측 요청을 거절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러시아 요구를 들어주는 듯이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가 변한 건 러시아 측에서 미국이 제시한 종전 조건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현재 전선에서 전쟁을 멈추고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이를 거부하고 돈바스 지역 전체를 넘기라는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열려도 합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 듯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속도가 느린 상황에 대해 실망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나는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할 때마다 좋은 대화를 나누지만, 결국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한다"며 "그냥 아무 성과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대러 제재 관련해서는 "때가 됐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