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6세대 HBM 전쟁'...코엑스는 달아올랐다

박준석 기자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반도체대전서 첫 실물 공개
6세대 HBM 주도권 경쟁
SK '수성', 삼성 '판 뒤집기'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와, 손톱만 하네" "사진 찍자"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대전(SEDEX 2025) 내 SK하이닉스 부스. 현장 견학을 나온 고등학생들이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HBM은 D램을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아올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로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이날 AI 연산에 특화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아파트 모양의 HBM이 나란히 놓여 있는 AI 칩 모형을 부스 한가운데 놓고 그 위에 실제 HBM4을 전시했다. SK하이닉스가 국내에서 HBM4 실물을 꺼낸 것은 처음이다.

이날 최대 규모의 부스를 차린 삼성전자도 HBM4 실물을 뽐내며 맞불을 놓았다. 특히 11Gbps(초당 11기가비트)의 데이터 처리 속도 등 이례적으로 제품의 성능을 자세히 알렸다. 현재 AI 가속기 시장을 독점한 '큰손'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갖췄다는 점을 내세우기 위한 뜻이 담겼다. 앞선 세대인 HBM3E(5세대)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삼성전자는 HBM4 시장에서 '한 수 위' 기술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반도체대전 2025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HBM4와 HBM3E 실물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현재 HBM 시장의 주력은 HBM3E지만 2026년부터는 HBM4가 새로운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HBM4가 들어갈 예정이라서다. 양사 모두 엔비디아에 최종 HBM4 샘플을 보내고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4~6월) HBM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시장 수성의 의지를, 삼성전자는 역전의 결의를 다지는 차원에서 HBM4을 국내 대중에게 처음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 회사는 이날 전시에서 HBM4 외에도 AI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PIM(프로세스 인 메모리) 반도체와 그래픽 전용 D램(GDDR), 기업용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을 전시하며 AI 메모리 시장의 기술 리더십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7에 담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 제품 실물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또 차량용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 생산)까지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알리며 AI 시대 토털 설루션 제공자로서의 역량을 과시했다.

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이 반도체대전 2025에서 '시너지를 통한 반도체 혁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반도체대전 기조 연설에 나선 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언어학과 주조, 기계 분야가 결합해 탄생한 금속활자 사례를 언급하며 "반도체 또한 경계를 뛰어넘는 협업으로 혁신을 이뤄내야 양질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시대에 고객이 원하는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D램과 낸드플래시, 로직의 경계를 허무는 기술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